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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시나리오/시나리오작법
· ISBN : 9788950967185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7-09-11
책 소개
목차
7회 |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ㆍ7
8회 | 희망, 그 빌어먹을 희망 ㆍ65
9회 | 제자리에 서 있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 ㆍ121
10회 | 우리는 믿고 싶어서 믿는다 ㆍ177
11회 | 알고 보면 모두가 특별한 사연들 ㆍ235
12회 |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ㆍ293
저자소개
책속에서

강이나 (깔깔 웃으며) 남자들은 진짜 단순해요. 꼬실 땐 정식, 코스 막 사주면서, 헤어질 땐 꼭 짜장, 짬뽕. 횟집 가면 동태탕이야. (다시 한 번 깔깔 웃는다) ….
오종규 (맞은편에 앉아 술을 홀짝인다) ….
강이나 하긴. 비즈니스니까. 그게 더 깔끔하긴 해요.
오종규 그럼 이제 애인이 두 명인가?
강이나 응, 한 명 더 구해야 돼요. (말을 돌린다) 근데 아저씬 왜 나한테 그렇게 살지 말라고 말 안 해요?
오종규 나? (피식)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만큼 잘난 인생도 아니구….
강이나 (턱을 괴고 물끄러미 오종규를 바라본다) ….
오종규 (강이나의 시선을 모르는 척 술을 마신다) ….
강이나 아저씨 뭐 하는 사람이에요?
오종규 ….
강이나 나이가 나이니까 결혼은 했을 텐데 왠지 홀애비 냄새가 나는 거 같고… 주말 부부? (손뼉을 딱 치며) 이런 거 어때요? 서로 궁금한 거 하나씩 물어보기.
오종규 (순간 매서워진 눈빛을 숨긴다) ….
강이나 나부터! 애인이나 부인 있어요?
오종규 (고개를 흔든다) ….
강이나 에, 왜요?
오종규 내 차례 아닌가?
강이나 (맞다. 어서 하라고 손짓한다) ….
오종규 (뭐부터 물어봐야 할까…. 지나치게 신중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가씨는 왜 그렇게 살어?
강이나 (휴지를 툭 던진다) 뭐야? 좀 전하고 말이 다르잖아요.
오종규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냥…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싶어서….
강이나 흐음… 뭐 설명하기는 좀 힘든데…. (생각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넌다고 쳐봐요. 초록 불에 건너죠. 손까지 들구, 조심조심. 그치만 음주운전하는 놈이랑 부딪치면 끝장나요. 안 그래요? 내 얘기는 그러니까… 인생 어느 골목에서 뭔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뭐 하러 열심히 사냐는 거예요. 막 사는 게 최고예요. 난요. 10년 만기 적금 붓는 사람이 제일 신기해요. 10년 후에도 자기가 살아 있을지 어떻게 안대요? 안 그래요? 이제 내 차례죠? (별거 아닌 것처럼) 아저씨, 그날 왜 울었어요? (그림자놀이 흉내 내며) 이거 하면서….
오종규 (들킨 줄 몰랐다. 당황스럽다) …아… 울었다기보다… 어, 그냥… 창피하게…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강이나 옛날 생각 뭐요?
오종규 딸하고 놀던… (강이나가 묻기 전에) 죽었어.
강이나 (잠깐 할 말을 잃는다) 어…… 아저씨 차례예요.
오종규 (술을 한 모금 마신다) 아까 같은 생각… 인생 언제 어떻게 잘못될지 모른다던 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지? 아직 한참 젊은데….
강이나 (생각해본다) 어…. (가볍게) 사실은요. 나 텔레비전 나온 적 있어요. 신문에도 나고…. 고등학교 때 놀러갔다가 죽을 뻔했거든요. 남들은 죽다 살아나면 인생이 소중해진다는데… 난 아니더라구요. 뭘 해도 현실감이 안 생기고. 미래니 장래 희망이니 웃기지도 않고, 공부도 하기 싫고…. 뭐, 공부는 그전부터 하기 싫었지만. (웃는다) ….
-7회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씬30. 별장 거실(밤)
불이 켜진다. 매니저가 슬리퍼를 신는다. 윤진명에게도 슬리퍼를 건네준다. 신발장에 어린이용 슬리퍼가 보인다. 뽀로로다. 윤진명이 현관에 우두커니 서 있다.
매니저 (와인을 따다가) 뭐 해? 들어와?
윤진명 (뽀로로 슬리퍼를 보고 있다) ….
매니저 (직접 와서 윤진명의 손을 잡아끈다) 왜 이래? 여기까지 와서 촌스럽게….
윤진명 뽀로로네요.
매니저 (윤진명이 뭘 말하는 건지 본다) 아….
윤진명 (손을 뺀다) 저거 우리 집에도 있었어요.
매니저 그래? 흔한 거잖아.
윤진명 그러니까요. 흔한 거죠. 별것도 아닌 거…. 생각해보면 나랑 그렇게 다른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게 어렵고, 겁먹고…. (매니저를 똑바로 본다) 마치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사람한테도 가위가 눌리나 봐요.
매니저 (윤진명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윤진명 가위 눌렸었다구요. 매니저님한테….
매니저 무슨 소린지…. 서서 이럴 거야?
윤진명 할 얘기 있으면 여기서 듣겠습니다.
매니저 (강압적으로) 중요한 얘기를 어떻게 서서 하나? 이제껏 내 얘기 뭐 들었어? 네가 내 사람인지 아닌지 허심탄회하게….
윤진명 (말 끊는다) 매니저님의 사람이란 게 뭔데요? 이런 데서 단둘이 술 마시는 거요? 그런 거라면 저는 매니저님의 사람이 될 생각이 없습니다.
매니저 너 아직… 덜 절박하구나.
윤진명 아뇨, 절박합니다. 절박하니까 가위에 눌리고, 절박하니까 여기까지 온 거겠죠.
매니저 ….
윤진명 하실 말씀 없으면 돌아가겠습니다.
-7회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