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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시나리오/시나리오작법
· ISBN : 9788950972134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17-10-12
책 소개
목차
0회 | 나는 작은 것에 열 받는다 (부제: 우리들) ㆍ
1회 | 겁쟁이가 난폭하다 (부제: 이방인) ㆍ
2회 | 나는 널 미워하기로 마음먹었다 (부제: 죄 와 벌) ㆍ
3회 | 나는 살아남았다 (부제: 이기적 유전자) ㆍ
4회 | 나의 마음 갈대와 같도다 (부제: 첫사랑) ㆍ
5회 | 나는 기적이다 (부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ㆍ
6회 | 나는 세상의 중심이었다 (부제: 주홍글씨) ㆍ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4. 조은의 방(밤)
조은이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본다. 노크 소리 들린다. 또냐? 귀찮다. 일어나서 문을 연다. 윤진명이다.
윤진명 잠깐 나와볼래요.
조은 왜여?
ㆍ인서트 ≫
맥주와 안주를 세팅하던 세 명의 하메, 놀란다. ‘왜요? (유)’ ‘왜요? (정)’ ‘왜요라고라. 어디서 감히 (송)’
윤진명 (역시 윤 선배다. 흔들리지 않는다) 첫날이잖아요. 간단하게 맥주 한잔해요.
ㆍ인서트 ≫
아, 역시 윤 선배… 믿음직스럽다. 유, 정, 송은 고개를 끄덕인다.
조은 (싫은 티를 감추지 않는다) 아… 좀 피곤한데…
ㆍ인서트 ≫
세 명의 하메… 저런 시건방진. 유은재는 윤진명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쥔다. ‘지지 마요. 윤 선배!’
윤진명 (여유 있다) 잠깐이면 돼요. 할 말도 있구.
15. 거실(밤)
윤진명이 돌아 나온다. ‘아아! 윤 선배!’ 유은재가 존경의 념을 가득 담아 바라본다. 송지원은 양손 엄지 척을 한다. 조은이 나오자 얼른 표정, 시선 수습한다.
ㆍ점프 ≫
어쨌거나 네 명의 하메와 조은이 모여 앉았다. 건배한다.
윤진명 셰어하우스 해봤어요?
조은 아뇨.
윤진명 형제는?
조은 (도전적이다) …왜여?
윤진명 또래랑 어울리는 걸 잘 못하는 거 같애서… 형제 없죠?
조은 에… 뭐…
조은의 밀어내는 듯한 단답형 대답에 대화가 이어지질 않는다. 분위기 싸해진다. 조은은 의자 앞다리를 들게 해서 까딱까딱 몸을 흔들며 딴청 피운다. 이런 자리에 관심 없다는 걸 노골적으로 보여주듯. 조은의 시야에서 벗어나자 하메들은 자기들끼리 눈짓하고 입으로 의견 교환한다.
윤진명 (입으로) 물어볼 거 많다며?
송지원 (입으로) 키?
유은재 (그건 곤란하다는 듯 고개 흔든다. 입으로) 그거 물어봐요. 비욘세.
조은 (그 순간 유은재를 본다) …
유은재 (헉! 얼떨결에) 비욘세… 좋아해요?
조은 (뭐냐 그 질문은?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아녀!
유은재 (왠지 패배감이… 고개를 떨군다) …
송지원 (그렇다면 매뉴얼을 사용할 수밖에… 맥주를 원샷한다) 오빠 있어?
조은 (바보냐) 형제 없다고 방금 그랬는데…
송지원 아, 맞다… 삼촌은 있지? 막내 삼촌 몇 살이야?
조은 (빤히 본다) …
송지원 아니, 이게 되게 재밌는 농담이거든. 네가 뭐라고 대답을 해야 내가 소개시켜달라거나 나가라거나… 그럼 빵 터지면서…
조은 (한숨 쉰다) …
왠지 부끄러움은 정예은과 유은재의 몫이다.
윤진명 (평점심을 유지한다) 처음엔 부딪힐 일이 많을 거예요.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꼭 할 말은 해야겠지만, 참기도 해야겠죠. 아무튼 잘 지내봐요.
조은 (통한 걸까) 에, 뭐… (그러나 곧바로 일어나며) 다 됐죠?
하메들, 어이없다. 뭐냐? 쟤.
윤진명 저기요.
조은 (돌아본다) …?
윤진명 (빠직 했다) 같이 먹은 건 같이 치우는 거예요.
조은 (그런 거였어) 아… (자기 맥주를 헹궈서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린다. 퉁!)
네 명의 하메는 눈으로 조은의 동선을 쫒는다. 조은이 방으로 들어간다. 아! 네 명의 하메들, 입 벌린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1회 - 겁쟁이가 난폭하다
76. 조은의 방(낮)
조은이 수첩에 쓴다. 수첩에는 윤진명, 정예은, 송지원, 유은재란이 있다. 유은재 페이지를 펼쳐서 ‘손바닥의 상처, 칼로 그은 듯한’을 쓴다.
ㆍ인서트 ≫
소파에 자고 있는 유은재. 손바닥의 상처.
조은이 『당신은 나의 분노를 갖을 수 없다』책을 꺼낸다. 그 안에서 반으로 접힌 분홍색 편지지를 꺼낸다. 급하게 연남로 22번지 2층이라는 주소가 적혀 있다. 이것은 조은이 맨 첫날 이곳에 왔을 때 들고 있던 그 종이다. 반으로 접힌 편지지를 펼친다. 분홍색 편지에는 전체적으로 희미하게 크리스마스트리의 모습이 인쇄되어 있고, 편지지 아래쪽에는 水&秀라고 인쇄되어 있다. 즉, 회사나 가게에서 고객들에게 보내는 성탄 편지지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편지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그 위에 쓰여진 글씨는 난폭하고 정신없다.
‘그래, 내 인생을 망가트린 건 너야. 너였어. 내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게 다 너 때문이었어. 근데 넌 하하호호 웃더라. 행복하니? 행복하겠지. 앞으로도 잘 먹고 잘 살겠지. 하하호호 웃겠지. 너 때문에 망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개 같은 년. 개 같은 년. 개 같은… 가만 안 둘 거야. 다시는 그렇게 웃지 못하게 만들 거야. 웃고 있는 네 입을 찢어놓을 거야. 내가 당한 고통 그대로… 널 죽여버릴 거야.’
편지는 그렇게 뚝 끝났다.
1회 - 겁쟁이가 난폭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