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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0987374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PROLOGUE 21세기는 1984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01 나의 환희는 거칠 것 없어라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체하다
종로의 아이
유년의 기억에서 영감을 얻다
똑똑하고 병약했던 부잣집 도련님
마르크스와 쇤베르크에 빠져들다
02 일본에서의 운명적인 만남
고국을 그리워하다
〈TV 부처〉, 동서양이 하나 되다
도쿄대에서 마주친 인물들
황색 재앙, 그것이 바로 나다
평생의 후원자, 와타리 시즈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의사, 아베 슈야
03 세상에 없던 새로운 예술을 꿈꾸다
유쾌한 괴짜들의 향연
나의 시대는 케이지를 만나기 전과 그 후로 나뉜다
예술계에 새롭게 떠오른 앙팡테리블
영원한 친구 보이스를 만나다
비디오아트의 탄생
04 끝나지 않은 백남준의 예술
뉴욕에 입성하다
성적 해방을 부르짖다
예술이냐 외설이냐
예술적 동지에서 인생의 반려자로
신시내티의 스튜디오에서 불거진 위작 논란
정보화 시대의 묵시록, 〈전자 초고속도로〉
위성을 이용한 우주 오페라
야곱의 사다리에 오른 백남준
EPILOGUE 20세기의 다빈치
백남준 예술의 키워드
백남준 생애의 결정적 장면
주석 및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예술 작품에는 예외 없이 작가의 철학적 사고와 인생관 그리고 체험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법이다. 따라서 작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작품에 담긴 참된 의미를 알아채기 어렵다. 그래서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 작가가 어떤 삶의 궤적을 그렸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나는 한국, 일본, 독일, 미국에 걸친 백남준의 흔적을 쫓아다니며 각 나라에서 그가 겪은 경험이 그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파악하는 데 주안을 두었다. 현장에 직접 가서 백남준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느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그의 삶 속에 한 발짝씩 들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작업이었다.
백남준의 사고는 몽골의 칭기즈칸처럼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독일을 거쳐 미국까지 종횡무진 날아다녔다. 몸은 한곳에 매여 있을지언정 그의 사고는 국경 너머 전 세계로 거침없이 뻗어나갔다. 이런 현상을 두고 백남준은 ‘정주 유목민stationary nomad’이라고 불렀다. 스스로를 유목민의 후예라고 자처한 그는 길 위에서의 삶을 사랑했다. 여러 나라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했고, 이는 세상에 대한 통찰로 이어졌다.
- 〈프롤로그〉 중
비디오아트의 의미는 예술가의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분명한 사실이 있다. 바로 비디오아트의 창시자가 백남준이라는 점이다. 한 비평가가 “회화를 누가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는 분명하다. 바로 백남준이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사람이 비디오아트 하면 자연스럽게 백남준을 떠올린다. 백남준이 창조한 비디오아트는 여러 면에서 가히 혁명적이었다. 작품의 소재가 종이나 캔버스가 아닌 브라운관이나 전기회로라는 점에서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회화에 대한 개념을 전복한다.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한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하다.
- 〈1장 나의 환희는 거칠 것 없어라〉 중
백남준아트센터의 〈TV 정원〉은 정원을 둘러볼 수 있는 작은 회랑으로 에워싸여 있고, 위에서 숲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전시해놓았다. 즉 작품의 근경과 원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백남준은 실내에 식물들을 배치해 정원을 만든 뒤, 그 사이사이에 텔레비전을 배치했다. 자연과 텔레비전이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구성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기술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드러내고자 했다.
- 〈1장 나의 환희는 거칠 것 없어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