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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6232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08-11-24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걱정하지 마요. 이 식사는 내가 살 테니까. 그리고…….”
“그리고?”
“또 만납시다.”
“네?”
희연은 예상치 않은 반전에 눈만 껌뻑거렸다.
“나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호기심이 생기는군요.”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샐쭉해졌다.
“그래요? 그러죠. 언제 만날까요?”
그녀의 말투에서 냉기가 감돌았다.
“다음 주 일요일에 야외로 나가는 건 어떨까요? 서울은 복잡하기만 하고 갈 데도 별로 없잖아요.”
“그건 맞아요. 그렇게 하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 쳇바퀴 도는 다람쥐처럼 집에만 틀어박혀 있거나 자영을 만나 술 한 잔 하는 게 전부인 밋밋한 삶에서 한 번쯤 벗어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현무 수준의 남자라면 그녀가 다니는 서민적인 장소가 아닌 부티 나는 장소로 그녀를 데려갈 게 분명했다.
“좋아요. 또 다른 질문 있어요?”
“이런 말하면 싫어할지 모르지만 처음엔 희연 씨의 여동생한테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동생 분한테 접근할까 싶어 희연 씨를 이용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희연 씨와 우연히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게 되고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감정에 빠져들더군요. 그리고 희연 씨는 자신의 외모를 꾸미지 않아서 그렇지 꽤 예쁜 얼굴이에요. 성격도 쾌활해서 상대방을 즐겁게 만들고요.”
희연의 표정이 부드럽게 변했다.
“그래도 남들 앞에 저를 애인이라고 데리고 가기에는 창피할 텐데요.”
“남들을 위해서 사나요? 저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죠. 그리고 앞으로 내가 책임지고 희연 씨를 예쁘게 만들어 주면 되죠. 참, 동생 분 애인 생기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언니인 희연 씨도 애인 있는 게 좋지 않아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 선볼 때 제가 동생 희수 씨를 호텔까지 직접 태워다 줬고, 오늘 집에 들어오다가 희수 씨와 그 남자 친구가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했어요. 조만간 청첩장이 날아와도 놀라지 않을 겁니다.”
희연은 숨이 턱 막혔다. 사실대로 그에게 고백하려는 순간 난데없이 들어오는 태클이었다. 그녀는 비명을 마구 질러대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입술을 아프도록 깨물었다. 현무와의 관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다. 그런 면에서 서진이 싫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자를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바람둥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제일 기뻤다. 그런데 지금 희연과 희수가 동일인물이라고 말한다면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화낼까? 아니면 귀여운 장난으로 치부할까? 그것도 아니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