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 ISBN : 9788952216342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2-01-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내 인생에 쉼표는 있었어도 마침표는 없다
제1부 포석 내 삶의 반상에 첫 돌을 놓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아버지에게 배웠다
실전, 실전, 실전으로 다져진 바둑 실력
일곱 살 섬 꼬마, 프로바둑기사의 꿈을 품다
섬 바깥의 바둑 세상과 만나다
개구쟁이 꼬마 기사의 객지생활
프로 입단 그리고 정체의 시간
아버지를 잃고, 승리를 향한 독기를 얻고
단칸방 시절을 버티게 해 준 낙천성
정상 등극과 추락 그리고 재기의 롤러코스터
제2부 운석 나 자신을 믿고 전장으로 간다
초반, 중반 그리고 종반
원칙과 현실 사이
마인드 컨트롤도 실력이다
자신감이 없으면 승리도 없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내 마음속 불청객과의 전쟁
스트레스 해소법
바둑기사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
바둑은 둬 봐야 안다
중국 리그
제3부 행마 나는 생각한다, 고로 바둑을 둔다
바둑과 인생, 비교할 수 없다
신수(神手)가 사라지는 요즘 바둑
바둑을 두면 머리가 좋아진다?
왜 여성들은 바둑을 안 배울까?
바둑은 천재의 스포츠가 아니다
세상에 대충 둬도 괜찮은 바둑이란 없다
선택과 집중
‘좋은 바둑’이란 무엇일까?
제4부 수상전 나만의 수읽기로 살아가기
호기심 마왕, 질문 대왕
프로바둑기사는 게임 마니아
고집불통 남편, 무던한 아내
바둑도 등산도 전투적으로
집 계산은 잘해도 돈 계산은?
제5부 끝내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
내 인생의 공백
성찰의 시간
다시 전쟁터로 뛰어들다
복귀 후 첫 대회 그리고 우승
이세돌답지 않은 기보는 남기고 싶지 않다
휴직 전의 나, 휴직 후의 나
아시안게임 그리고 10번기
에필로그 : 나에게 아직 명국은 오지 않았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스포츠 선수들이 나이를 먹으면 아무래도 신체 조건이 천천히 하강곡선을 그리게 마련이다. 대부분 프로 스포츠에서는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슬슬 전력이 떨어지고, 마흔이 넘어가면 현역에 머물러 있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바둑은? 가만히 앉아서 머리만 쓰는 것이니 다른 스포츠보다 나이는 그리 큰 문제가 안 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바둑도 확실히 나이와 상관관계가 있다.
사람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마흔 살이 넘어가면 바둑이 쉽지 않다. 쉰이 넘은 나이에도 세계대회 우승까지 차지하며 정상급의 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조훈현 9단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사람이다. 그런 예는 바둑계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감히 이야기하지만 그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사는 아마 지금으로서는 이창호 9단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나도 자신이 없다. 지금까지의 기록도 뒤처지지만 지금과 같은 절정의 기력을 마흔, 쉰이 넘어서까지 유지할 사람은 아무래도 이창호 9단뿐일 듯하다.
예전부터 마흔을 넘기고서도 기력을 유지할 자신은 없었다. 하물며 쉰은 언감생심이다. 마흔까지만이라도 정상급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면 나로서는 할 만큼 한 거다. 그만하면 내 바둑 인생은 성공한 거라고 누구에게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리그에는 한국에서는 절대로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말로는 쉽게 표현할 수 없지만 한국 기사와 중국 기사 사이에는 스타일의 차이, 즉 기풍의 차이가 있다. 서로가 상대방이 갖고 있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다. 정의내리기는 힘들다. 바둑을 둬 봐야 안다. 경험을 통해서 감각으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세계대회만으로 그런 감을 익히기란 쉽지 않다.
중국 리그에 참여하면서 바둑 역시 성숙해졌고 그들의 스타일을 받아들이면서 내 바둑의 수법들이 다양해졌다. 한국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것들을 얻었고, 이를 통해서 더 성장할 수 있는데, 과연 최고를 지향하는 프로바둑기사가 그런 좋은 기회를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
물론 나는 한국의 프로바둑기사이므로 한국 대회와 한국 리그에 집중하는 게 한국팬들에게도, 팀이나 스폰서에게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 하자면, 중국에서 많이 배워서 바둑을 향상시킴으로서 세계대회에서 중국 기사들을 이기는 것 역시 한국 바둑계가 바라는 바가 아닐까? 특히나 요즘처럼 세계 바둑의 판도가 한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경험’이 필요하다.
바둑기사라면 상대가 약하다고 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갓 프로가 된 신인이든, 정상의 자리에 오른 고수든 상대를 얕잡아보는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나쁜 습관이 생긴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태도를 이렇게 합리화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상대가 약하니까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는데 굳이 힘을 쓸 필요가 없잖아? 강한 상대와 둘 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두면 되지. 그게 페이스 조절이잖아.”
얼핏 그럴 듯하다. 상대가 약하면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이길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바둑 두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하면 자신의 바둑 전체가 오염된다. 약한 상대인지 강한 상대인지 따지는 것도 나의 주관에 불과하다.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상대방을 과소평가하는 심리가 조금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는 자신보다 약한 상대가 아닌데도 얕잡아 보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 버릇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결국 ‘누구와 둬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바둑을 두게 된다. 그때의 결과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한 해에 수십 판, 많게는 100판이 넘는 바둑을 둬야 하는 프로바둑기사가 모든 대국에 100퍼센트 집중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대국 일정이나 컨디션에 따라서 페이스 조절을 하는 것과 상대가 약해 보인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신예 바둑기사들 중에서는 이런 심리적인 함정에 빠져서 자칫 나쁜 습관을 들이는 경우가 있다. 반드시 경계해야 할 마음속의 적이다. 호랑이는 사냥을 할 때 큼직한 사슴이든 작고 약한 토끼든 최선을 다해서 뒤쫓아 먹잇감을 구한다.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고 상대가 누구든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바둑을 두어야만 성장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