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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후기(영조~순종)
· ISBN : 9788952235640
· 쪽수 : 712쪽
책 소개
목차
발간사
서문 『전함 팔라다』 제3판을 내며
제1장 크론시타트 항구에서 리저드 곶까지
제2장 대서양과 마데이라 제도
제3장 대서양 열대 항해
제4장 희망봉
제5장 희망봉에서 자바 섬까지
제6장 싱가포르
제7장 홍콩
제8장 보닌 제도
옮긴이 주
책속에서
“아니, 거기서 어떻게 지내시려고요? 흔들리지 않을까요?”
“어떻게 주무시고 또 무엇을 드시려고 그러십니까? 낯선 사람들과는 어떻게 지내시려고요?”
사람들은 마치 내가 고통스러운 운명에 처한 제물이라도 되는 듯 광적인 호기심으로 나를 쳐다보았네. 이런 것을 보면 바다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쿠퍼의 오래된 장편소설이나 매리엇의 단편소설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 이들의 작품은 바다와 수병에 대한 이야기, 승객을 쇠사슬로 묶고 부하들을 화형이나 교수형에 처하기도 했던 선장에 대한 이야기, 난파와 지진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니까.
자네들을 포함하여 내 친구들과 지인들은 이런 말을 하곤 했다네.
“그곳에서는 선장이 배에서 제일 높은 곳에 당신을 올려두고 당신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말라고 명령할 것이며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해안에 당신을 내려놓을 겁니다.”
배가 어떻게 침몰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지에 대한 완벽한 이론을 아는가? 폭풍이 배에서 세 개의 돛을 모두 떼어내버리면? 침몰해버리겠구나 여겨지면? 이 모든 것은 성난 말의 고삐를 잘라내는 것과 똑같은 것 아닌가? 그러나 그사이에 비상용 목재로 돛대를 날조해서 만들어 세우고 다시 간다네. 키가 부서지면? 그러면 구조되고자 하는 희망은 경탄할 만한 민첩함을 부여해주고 키 역시 날조해 만들어지지. 심한 구멍으로 물이 새어 들어오면? 처음에는 그냥 돛으로 덮네. 그러면 구멍이 천을 빨아들이고 물이 들어오지 않게 된다네. 그동안 수십 개의 일손이 새로운 판자들을 만들어 물 새는 틈에 대고 못을 박지. 마침내 선박이 전투를 거부하고 바다 아래로 가라앉게 되면 사람들은 보트로 몸을 던지고 이 나뭇조각을 타고 가장 가까운 해안에, 때로는 1,6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해안에 다다르게 되는 걸세.
그런데 인구가 순환하는 런던의 외모가 불러일으키는 전체적인 인상은 좀 이상하네. 200만 명 정도의 주민이 있으며 전 세계 교역의 중심인 이곳에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삶이야. 다시 말해서 삶의 폭풍 같은 동요가 없어. 교역은 보이지만 삶은 없다네. 아니면 이곳에서는 교역이 삶이라고 결론지어야 해.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삶은 여기에서 눈에 띄지 않네. 총액을 내면 런던이 세계 제1의 수도라고 결론을 내리게 될 거야. 얼마나 많은 거대 자본이 하루에 혹은 1년에 회전하는지, 이 인구의 대양에서 외국인의 밀물과 썰물이 얼마나 무섭게 일어나는지, 영국 전역을 둘러싸는 철도가 이곳에서 어떻게 모이는지, 도시의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 거리마다 수만 대의 마차들이 어떻게 배회하는지 세어보고 나면 말이네. 경악하여 탄식하게 되겠지만 이 모든 것을 눈으로는 알아채지 못할 게 분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