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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88952247223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3-03-24
책 소개
목차
서문
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전기
제1장 소명
제2장 발트첼
제3장 자유 연구 시절
제4장 두 수도회
제5장 임무
제6장 유희 명인
제7장 명인의 직무
제8장 양극
제9장 대화
제10장 준비
제11장 회람
제12장 전설
요제프 크네히트의 유고
학생 시절과 연구생 시절의 시
세 개의 자서전
『유리알 유희』를 찾아서
책속에서
유리알 유희는 완성을 지향하는 정제된 상징적 형식을 의미했다. 유리알 유희는 모든 이미지와 다양성 너머에서 그 자체 하나인 정신, 달리 말하면 신에게 다가가는 숭고한 연금술을 의미했다. 옛날의 경건한 사상가들은 피조물들의 삶을 신에게 다가가는 움직임으로 묘사했고, 또한 현상계의 다양성은 오로지 신적인 통일성 안에서만 비로소 완성되고 규명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마찬가지로 보편적 언어의 틀 안에서 구조적으로, 또한 음악적, 철학적으로 조합된 유희의 상징과 공식들은 모든 학문과 예술로부터 자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완전한 것, 순수한 존재를 지향했고 그런 것들의 현실적 실현을 추구했다. 따라서 ‘실현시킨다’라는 말은 유희자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었다. 그들은 이 유희를 ‘생성’에서 ‘존재’로, ‘잠재성’에서 ‘실재’로 나아가는 도정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한 번은 크네히트가 스승에게 역경의 체계를 유리알 유희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장형은 웃으며 대답했다. “어디 해보아라. 그러면 알게 되겠지. 세상에 대나무 정원 하나를 세우는 일은 가능하다. 하지만 정원사가 이 세상을 자기 정원 안으로 옮겨다 놓을 수 있겠는가.”
인간의 모든 문화적인 활동에는 통일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개념, 즉 보편성에 대한 인식은 우리의 유리알 유희에서 완벽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물리학자나 음악학자, 혹은 다른 분야의 학자들은 때때로 자신의 전공에 엄격하게 몰입해서 그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루기 위해 보편적인 문화의 개념은 포기해야 할 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유리알 유희자들은 그 어떤 경우에도 그런 예외를 스스로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 예외를 인정해서도 안 되고 실행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들의 특수한 임무는 바로 ‘학문의 보편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임무는 보편성의 최고 표현인 고결한 유리알 유희를 육성하고, 자기만족에 빠지기 쉬운 개별 학문들을 구원해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