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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73784
· 쪽수 : 516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끔찍한 토르소
제2장 마담 세르팡
제3장 문신 대회의 여왕
제4장 삼자견제의 저주
제5장 홀린 사람들
제6장 몸통 없는 시체
제7장 완전범죄
제8장 문신 여인을 둘러싼 남자들
제9장 푸느냐 못 푸느냐
제10장 오로치마루와 쓰나데히메
제11장 창고 안의 시체
제12장 지라이야 귀환하다
제13장 피부가 벗겨진 시체
제14장 살인사건 개요
제15장 가미즈 교스케 등장
제16장 민달팽이의 흔적
제17장 비유클리드 기하학
제18장 화려한 종반전
제19장 지옥 앞의 러브신
제20장 심리 밀실
해설_야마마에 유즈루(추리소설 평론가)
작가의 말 1_이와야 선집판 후기에서
작가의 말 2_수정판 머리말
작가의 말 3_갓파 노블스판 후기
작가의 말 4_탐정소설 작법
작가의 말 5_<탐정작가가 되기까지>에서 제3장 점술기
단편_어둠 속에 열린 창문
해설_충격의 데뷔작(야마마에 유즈루)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표본실 한가운데 자리 잡은 책상 위, 정교하기 그지없는 오로치마루의 문신.
도가쿠시야마의 깊은 산속에서 지라이야, 쓰나데히메라는 두 괴인과 요술 실력을 겨루었다는 이 요술사는 지금도 미늘 옷을 걸치고 덥수룩한 가발을 쓴 채 사람들을 비웃듯 냉소를 흘리며 토르소의 등 뒤에서 당장에라도 주문을 외울 것 같은 모습으로 서 있다. 그 주변으로 겨드랑이 밑, 옆구리까지 가득 채운 검푸른 농담 속에 요사스러운 붉은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이무기 한 마리가 이끼처럼 검푸른 등 비늘과 붉은 뱃가죽을 뒤틀며 왼쪽 어깨를 향해 머리를 치켜들고 있다.
안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순백의 타일이 깔린 욕실 바닥에는 방금 절단된 듯한 한스러운 표정의 여자 머리와, 하얗고 부드러운 두 팔, 길게 뻗은 두 다리가 무참한 절단면을 드러낸 채 흩어져 있었다. 수도꼭지가 열려 욕조를 가득 채운 물이 흘러넘쳐서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풍성한 흑발 한 올 한 올이 한데 엉켜 꿈틀거리는 무수한 뱀처럼 보였다.
넓고 볼록한 이마는 훤칠했고 눈은 흑요석처럼 맑게 빛났으며, 칠흑 같은 눈썹은 다소 힘없어 보였지만 한편으로 여성만큼이나 섬세한 감수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남자치고는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청년이었는데, 얼굴 전체에 흘러넘치는 기품과 지성이 미청년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퇴폐적인 인상을 지우고 있었다.
청년의 이름은 가미즈 교스케. 마쓰시타 겐조보다 앞서 제1고등학교에서 도쿄대 의학부로 진학한, 보기 드문 인재로 일컬어지던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