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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신앙생활일반
· ISBN : 9788953120389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8 추천의 글
12 프롤로그
하나,
하나님이 더 아픈 것을
20 굿 호프(Good Hope) 마을
25 자기를 낮추시고
31 따라오지 마
37 마음을 찾아서
44 마음의 가지치기
53 모두가 떠난 자리에서 드린 기도
60 내가 이 땅에 심어지지 않았다면
68 보석 중의 보석
78 부시나무에 가시가 있는 까닭은
85 아프리카에서 성경일독 하기
89 멸치 한 봉지와 진주 목걸이
92 Mother of Plant
95 하수도
99 키높이 슬리퍼
103 나를 일으켜 준 한마디
107 표시를 따라 사는데
111 삶과 죽음은 한가지
115 인생의 주식과 반찬
124 쏘냐를 만나고
129 인생의 열쇠는
132 담보 된 편리함
137 진수 이야기
141 사람을 사랑할 만한 사람이 되려고
149 마음 밑바닥에 가라앉은 찌꺼기
156 발자취 안에는
160 선교사란 호칭은
168 그저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
둘,
사람이 더 아픈 것을
174 부족함이 나를 만든다
178 결핍을 하나님이 쓰시니
181 pole, pole, 천천히
187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196 지켜보는 인내
205 파트라우마
212 다행이다. 아침이 온다
219 뒤로 가다 보면
220 모기 유감
224 왼손과 오른손
232 잠시 지나가는 중
236 먼저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241 세상 힘을 빌리지 않고 생명의 힘으로
248 열정을 앞세워서
253 필수 코스 4고 (고생, 고통, 고난, 고독)
260 하늘빛 따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무리 둘러봐도 굿 호프 마을은 지명과 달리 전혀 소망이나 바랄 것이나
육체의 욕망을 채워 줄 무엇인가가 없어 보였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런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굿 호프는 나에게 ‘거봐 여기까지 오다니… 여긴 네가 찾아올 곳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환경이 매우 거칠고 척박해서 하마터면 나도
일찌감치 보따리 싸고 한국으로 돌아갈 뻔했습니다.
자의로 찾아간 곳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 자신도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살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은 나 혼자 그 땅에서 살지 않은 것입니다.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보츠와나 사람들이 있어서
그 땅이 나에게 말하는 소리를 흘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또 주님이 함께했습니다. 나 혼자 찾아간 줄 알았는데 주님이 동행해 주셨습니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만날 수 없었던 주님을 가장 가까운 친구로 사귀면서 그분이 환경과 일들과 사람들을 통해 들려주시는 음성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바롤롱 부족의 주민이 되었고 처음엔 자원봉사자였다가 나중엔
직업학교 교장까지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마을 일에 불려 다녔고, 추장회의에 참석했고,
마을 사람들의 집안 사정에 밝아졌습니다. 데면데면하던 보츠와나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었고 굿 호프 마을의 유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나의 청춘도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결혼을 하거나 인생의 멋진 일을 성취했을 때라고 합니다.
나의 경우는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한순간을 대라면 바로 이때입니다.
보츠와나의 굿 호프 마을에서 살던 시절.
마치 목걸이 한가운데 걸린 보석과 같이, 반지 위에 올려진 보석과 같이 이 시절과 함께 살던
사람들이 항상 내 마음 한가운데서 반짝이며 빛을 내고 있습니다.
굿 호프에 대해 생각만 해도 내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행복해지는 이유는
아마도 그런 거친 환경에서 보츠와나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간 삶의 희망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나야말로 그 마을에서 희망을 찾아냈으니 말입니다. 굿 호프 이야기는 바로 제가 찾은
인생의 행복이자 하나님 안에서 찾은 삶의 의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생이 되는 일과 자기 자신에게서 희망을 찾는 일보다
더 멋지고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
아마 도착한 그 해 말의 어느 날이었나 봅니다.
그날도 그렇게 달빛이 매우 밝았습니다.
모두가 잠든 숙사에서 혼자 빠져나왔습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마음을 찾아오고 싶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무작정 학교 대문을 나서서 큰길을 따라 걸어갔습니다.
그대로 도시로 나가 공항에 가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싶었습니다.
걸으면서 계속 울었습니다.
눈물이 쉬지 않고 흘렀습니다.
그렇게 계속 걸어가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계속 산다면 곧 죽을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하든지 이 지독한 외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 다정한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나는 한국에서 이미 죽을 것 같은 경험을 한 후에 ‘가서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보츠와나로 떠나왔습니다.
그런데 외로움과 슬픔이 밀려오자 죽을 것 같은 심정으로
떠나온 그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자동차 한 대 지나가지 않는 캄캄한 밤의 비포장도로를 걷고
또 걸었습니다. 사막이나 다름없는 그곳의 밤은 매우 춥습니다.
허기와 갈증, 피로, 그리고 추위로 걸음은 점점 느려졌습니다.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며 천천히 몇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릅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내 길을 비추던 달빛도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아주 캄캄한 밤하늘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별무리가
빛나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은하수를 보았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별들을 올려다보다가 일어섰습니다.
조금 전의 감정들이 사라지고
어느새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 밤에 다시 내가 살던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깊은 절망과 외로움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