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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인물
· ISBN : 9788953124660
· 쪽수 : 237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헌정의 말. 앤에게, 내 모든 사랑을 담아
들어가는 말. 오늘을 위한 존 번연 읽기
Part 1. 누구나 자기만의 순례 여정이 있다
욕쟁이 땜장이 존 번연
1. 최악의 상황, 모든 게 엉망이었다
죄의 자각과 회심
2. 종교인이 될 것인가, 그리스도인이 될 것인가
영적 자서전,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3. 회의의 폭풍우, 예수만 바라보는 법을 배우다
본격적인 사역의 시작
4. 은사를 쓸수록 영적 근육이 붙는다
Part 2. 어려운 고비를 넘을 때마다 참 제자로 자라 간다
체포, 재판, 투옥
1. 예수 따른다고 인생이 쉬워지는 건 아니다
생존과 형통: 감옥살이
2. 고난을 통해 독해질 것인가, 더 나아질 것인가
《천로역정》의 탄생
3. 어둠 속에서도 다른 순례자를 위한 이정표를 그리다
Part 3. 십자가 영성으로 끝까지 걷는 순례 길
목사 존 번연
1. 예배드릴 자유, 당연시 받지 말라
《거룩한 전쟁》, 《천로역정》 제2부 읽기
2. 거룩함을 위한 전투, 맹렬히 임하라
마지막 여정
3. 이 땅에서의 순례가 끝나는 날이 온다
나오는 말. 하나님이 당신도 부르신다
감사의 말
주
책속에서
번연은 회심한 지 얼마 안 되어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에 대한 확신을 잃었다. "40일도 못 되어 모든 게 의심스러워졌다"라고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에 썼다. 우선 하나님의 임재와 위로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홀연히 어둠이 내려와 그를 에워싼 것 같았다. 이런 경험을 흔히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 칭하는데 많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거기에 부딪쳤다. 어둔 밤을 통과하면 우리 믿음이 굳건해질 수 있다. 자신의 감정에 의지하기보다 하나님과 그분의 약속의 말씀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믿음이 연단되면서 우리는 더 성숙한 신자가 되고, 상황이 힘들어질 때 더 잘 견딜 수 있다.
하지만 번연의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특히 하나님의 이름으로 욕하려는 유혹이 떠나지 않았다. 유년기와 사춘기 때부터 욕이 문제이긴 했으나 한동안 끊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에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말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그는 "욕설이 거센 홍수처럼" 덮쳐와 자신을 "극심한 혼란과 경악"에 빠뜨렸다고 고백했다. 땜장이 일을 하느라 베드포드 주의 벌판길을 걸으며 폭풍에 익숙해진 그였는데, 이제는 엄청난 영적 폭풍에 휩싸인 것 같았다. 마치 영혼 위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그의 심령이 매서운 바람에 날아갈 것만 같았다. 게다가 비를 피할 대피소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기도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기도 제목이 성경의 관심사와 우선순위에 따라 정해져야 함을 강조했다. 찬양과 간구의 출처가 우리 생각과 감정이 아니라 성경이어야 한다며, 신자들에게 그냥 소원대로 구하지 말고 성경을 살필 것을 권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무슨 기도를 해야 할지 모를 때면 성경 구절을 생각나게 해서 인도해 달라고 성령께 구한다고 했다. 다른 모든 부분과 마찬가지로 번연의 기도 생활에도 '성경의 피'가 흘렀다.
《존 번연의 기도》에 그는 자신이 경험한 기도를 자주 언급하며 독자들을 격려했다. 그에게도 기도 중에 초점을 유지하기 힘들 때가 있었다. 아무리 애써도 잡념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럴 때면 하나님께 자신의 부산한 생각을 인도해 달라고 구했다. 초점 잃은 기도를 간구의 제목으로 삼은 셈이다. 그 방법으로 유익을 얻은 그는 비슷한 어려움을 만난 사람들에게 자신의 본을 따를 것을 권했다.
번연은 또 자신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릴" 때도 있다고 썼고, 그렇게 우울할 때면 기도를 아예 "그만두고" 싶었다고 사실대로 솔직히 고백했다.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들에게 그는 그럴수록 하나님께 더 바짝 "붙어" 계속 부르짖으라고 조언했다. 이럴 때의 기도는 말을 잃기도 한다. 참된 기도란 곧잘 "탄식과 신음"의 형태로 나올 수 있다. 본질은 마음에서 우러난 기도다.
번연이 어김없이 강조했듯이 순례의 길은 겁쟁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힘든 길이다. 그러나 동시에 보상이 엄청나다. 아마 그래서 그들 일행도 이 노래를 부를 때 "떨기만" 한 게 아니라 "기쁨"이 충만할 수 있었다. 목적을 품고 힘차게 걸음을 내딛는 그들은 그 일이 도전이자 경이임을 알았다. 걸음마다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사실도 알았다.
《천로역정》 제2부의 큰 강점 중 하나는, 나그네의 무리 사이에 갈수록 더 돈독해지는 깊은 공동체 의식이다. 크리스천은 위험에 부딪칠 때 대개 혼자이거나 길동무가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크리스티아나와 네 자녀, 자비심(크리스티아나의 아들 마태와 결혼한다), 담대, 정직, 진리의 용사, 불굴 씨 등 여럿이 단체로 길을 간다. 그들은 노래를 함께 부를 뿐 아니라 수많은 방식으로 서로 버팀목이 되어 준다. 그들 사이에 형성되는 강한 유대감은 공동의 목적을 품고 함께 그리스도께 헌신한 데서 비롯된다. 이것이야말로 본연의 교회상이다. 아주 유명해진 번연의 글귀에서 보듯이, 그들은 온갖 '비바람'과 '악천후'를 뚫고 '사자들'에 맞서고 '거인들'과 싸우며 저마다 "순례자다워지고자 밤낮으로" 수고한다. 번연은 누구든지 참으로 신실한 순례자가 되고자 한다면 어떤 도전이 닥치더라도 반드시 지역교회의 능동적 일원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