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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달다

몸이 달다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달콤한 당신과 나)

강백수 (지은이), Hennie Kim (그림)
꼼지락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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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달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몸이 달다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달콤한 당신과 나)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54437059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7-01-11

책 소개

저마다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할 가치이자, 개인 삶이 기록되는 장으로 보며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를 풀어낸 에세이다. <사축일기>를 통해 직장인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어낸 바 있는 저자 강백수는 이번 책에서도 특유의 관찰력과 표현으로 '구석구석 사랑해야 마땅할 모두의 몸 이야기'를 담아낸다.

목차

작가의 말

내가 사랑하는 감각들
광대
귀신같은 나의 몸
TV를 껐네
진짜 근육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로 블로(Low Blow)
아홉 살 차이
마음, 가슴
덩칫값
괜찮다는 말
고작 그것 때문에
아는 것, 하는 것
이마를 맞댄다는 것
정지용도 똑같아
나의 19금 성적표
간절한 마음으로 약을 먹는다
쌩얼의 경계
록스타
3.5kg
내게도 대천문이 있었으면
엄마의 초능력
뒤통수
아폴로 눈병
굳은살
Dear. Big Men
나도 가수다
예쁜 게 장땡이야
살 좀 빼
가족력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것
눈물도 상속이 되나요
화장(火葬)
전신마취
서른쯤의 변화
할머니 스웨그(Swag)
아니 귀여워서 그런 건데
나는 그대가 왜 이렇게 좋을까요
기생수
첫,
구레나룻
펀치 머신
해시태그
떨어지는 꿈
맹장 수술
열다섯 첫사랑의 착각
애송이의 이별
비나이다
오묘한 세계
남자를 좋아하는 K 군에게 건네는 위로
유행의 아이러니
참된 희생정신
수염을 기르는 이유
몸의 기억
기말고사
사랑을 뽑다
스케일링
어디엔가, 언젠가
돈 써가며 야단을 듣네
판 사람은 있는데 산 사람은 없다
환상절제술
빚쟁이
인생은 실전이야
손과 발
할머니의 하루
어느 문학도의 죽음
블루투스
왜 말을 못해?
화해의 방법
어째서 그랬던 걸까
아니 그게 아니라
오지랖은 작작 좀
예쁜 그림
코딱지
이중 잣대
돌고 돌고 돌고
걸레
코만 하면…!
취준생의 여름
여왕벌 위에 일벌
주량의 비결
어른은 하나도 안 좋아
위험한 도박
이게 다 커피 때문이다
미각을 잃었사옵니다

참지 마, 눈물
일벌의 속내
여자들은, 남자들은 그거 안 좋아해
사나이의 찌찌
악플부대
이상한 상대평가
어느 포워드의 은퇴
숙취가 내게 알려준 것
귀여운 땀쟁이
새 구두
난 아마 같은 실수를 반복하겠지
동안이 싫은 남자
양파 넣은 라면
아버지의 다리
너도 몸을 잘 챙기렴
알보칠
좋은 구두처럼

에필로그

저자소개

강백수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7년 울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8년 《시와세계》 등단. 시집 『그러거나 말거나 키스를』, 산문집 『서툰 말』 『사축일기』 『몸이 달다』 『그리고 나는 아빠가 된다』가 있다.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하며 3장의 정규앨범을 냈으며 대표곡으로 〈타임머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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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nie Kim (그림)    정보 더보기
아름답게 뒤틀린 흑백의 판타지를 그리는 아티스트. 유니세프, 삼성 갤럭시, 카카오톡, 아모레 퍼시픽, 로엔엔터테인먼트, AMOG 등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종류의 작업물에 참여했다. 서울을 베이스로 스페인, 샌프란시스코, 뉴욕에서 각각 소속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hen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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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진짜 근육>

멋진 근육을 갖고 싶어서
닭 가슴살을 먹고 단백질 쉐이크를 마시고
바벨을 들고 케틀벨을 휘두르지만
정작 멋있어야 할 근육은 따로 있지요.

가식 없이 웃고
불의에 분노하고
남을 위해 슬퍼하는 안면근육.

남에게 상처주지 않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말하고
바라는 것 없이 칭찬하는 혀.

나이와 관계없이
하고 싶은 일과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요동치는 심장.

다른 근육들보다 그런 근육이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첫,>

부엌칼 엉덩이로 마늘을 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처럼
못을 박을 때 머리빗으로 못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처럼
나무젓가락으로 짜장면 비닐을 비벼서 벗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처럼
커터 칼 꽁무니로 다 닳은 날을 잘라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처럼
치약으로 욕실 얼룩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처럼
살충제로 화이트보드의 유성 펜 자국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처럼

내 몸에 그런 기능이 있었다는 사실에 감탄하던 밤이 있었다.

<어디엔가, 언젠가>

미얀마 까렌족은 목이 길수록 미인이라 하고
에티오피아 무르시족은 입술이 많이 튀어나올수록 미인이라 하고
베트남 자오족은 이마가 넓을수록 미인이라 하고
그 옛날 중국에서는 발이 작아야 미인이었다 한다.
고대 그리스 시절에는 뚱뚱해야 미인이었다 하고
로마제국 시절에는 날씬해야 미인이었다 하고
그러다 또 언젠가는 뚱뚱한 사람을 미인이라 했고
또 언젠가는 날씬해야 미인이라 했단다.

그러면 이 세상 어디엔가 나같이 생긴 사람이 미인인 곳 하나쯤
아니면 살다가 언젠가는 나같이 생긴 사람이 미인인 시대 한번쯤
있어 줄 법도 한데 말이야.

<블루투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잘 들어보라고 좀!”
끝없는 말싸움을 반복하다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돌아온 밤이 있었다.

우리의 머리는 서로 다른 모양의 그릇이고, 말은 물 같았다.
내 안에 있던 말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너에게 부었지만
너에게는 다른 모양으로 담겼다.

우리 이마에 서로의 기분과 감정과 생각을 온전히 주고받을 수 있는
블루투스 센서가 있다면 좋을 텐데.
네게라면 얼마든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접속을 허용할 텐데.

<돌고 돌고 돌고>

돈 써가며 찌운 살
돈 써가며 빼겠다고
3개월 치 PT를 등록하고 나오는 길
이게 뭐하는 건가 싶고.

<여자들은, 남자들은 그거 안 좋아해>

그와 그녀는 10년지기 친구. 오랜만에 만나 술을 먹으며 서로의 애인 없음에 대해 한탄하다가, 그가 말했다.
- 야, 너는 옷이랑 화장이 문제야. 너무 세 보이잖아. 남자들은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해. 좀 여성스럽고 조신하게 하고 다니면 안 되냐?
- 그러는 너는 그 수염부터 밀어. 더러워 보이잖아. 여자들이 그거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냐? 그리고 남자새끼가 액세서리는 뭐하러 그렇게 주렁주렁 달고 다니냐?

티격태격하고 돌아와 그도 그녀도 한참 거울을 바라봤다. 아마 둘은 같은 생각을 했을 거다. 옷도 화장도 수염도 액세서리도 이성에게 칭찬받기 위함이 아니라, 내 눈에 예뻐 보이는 게 먼저다. 연애도 좋지만, 이걸 포기할 순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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