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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445474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0-11-30
책 소개
목차
삼벌레고개
김이 탄 날
안바바와 다섯 명의 도둑
네 이웃을 사랑하지 말라
죄와 벌
토우의 집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경사를 끼고 형성된 모든 동네가 그렇듯 삼벌레고개에서도 재산의 등급과 등고선의 높이는 반비례했다. 아랫동네에는 크고 버젓한 주택들이 들어섰다. 아랫동네 주민은 대부분 자기 소유의 집에 살았고 세도 안 놓았다. 마당도 넓고 자동차도 있고 식성이 까다로운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니 정원사에 운전기사에 음식 솜씨 얌전한 식모나 보모도 있어야 했다.
삼벌레고개에서 행해지는 모험의 등급도 고갯길의 등고선에 따라 나뉘었다. 아랫동네 소년들은 집 밖으로 잘 나오지도 않았고 부모 몰래 불량 냉차를 사 먹는 것만으로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축이었다. 반대로 윗동네 소년들은 극히 불온하고 위험해, 모험이라기보다 범죄에 가까운 짓거리에 물들어 있었다. 결국 소년다운 모험은 삼벌레고개 중턱 소년들의 몫이었다. ‘높이의 모험’과 ‘넓이의 모험’은 중턱 소년들이 즐기는 모험의 씨실과 날실이었다.
스파이놀이를 하면서부터 은철은 삼벌레고개가 돌연 불길하고 을씨년스러운 기운에 휩싸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원과 같이 있으면 고추 끝이 저릿할 만큼 모든 일이 흥미진진하게 돌아갔다. 높이의 모험과 넓이의 모험 따위는 댈 것도 아니었다.
“우리의 임무가 또 생각났어.”
“뭔데?”
“동네 사람들 이름을 알아내는 거야.”
“왜?”
“그래야 언제라도 독약을 만들 때 그 사람 이름을 막바로 외울 수 있을 거 아니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