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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시가
· ISBN : 978895444861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2-12-26
책 소개
목차
서설 • 8
1장. 우리를 닮은 하루를 만나다
소나기 - 비 그친 뒤의 달라진 풍경 • 13
무더위 - 마음을 물 삼아 더위를 물리치다 • 19
강추위 - 타인의 온기를 귀히 여기다 • 26
꽃샘추위 - 완연한 봄맞이 전 마지막 시련 • 31
채빙 - 얼음 캐는 노동에 깃든 땀과 눈물 • 37
눈병 - 심안이 밝아지다 • 43
안경 - 노안을 견디기 위한 친구 • 49
해녀 - 목숨을 건 숨비소리 • 56
거미 - 거미줄에 걸린 꽃잎에 지나간 봄을 아쉬워하다 • 62
매미 - 한 철을 살기 위해 울다 • 69
소 - 기꺼이 의로움을 나눠주는 • 74
병아리 - 어느새 훌쩍 자란 아이들 • 83
노비 - 오랜 가족 같은 존재 • 89
선연동 - 젊음과 아름다움은 한때의 선물일 뿐 • 95
절명시 - 생애 마지막 순간에 남기는 시 • 100
호기 - 단단한 마음으로 마주한 세상 • 105
시비 - 옳고 그름은 언제나 상대적인 것 • 112
제호탕 - 여름 한 철 무탈히 보내길 바라는 마음 • 118
냉면 - 객지에서의 외로움을 위로하다 • 122
만월대 - 세상천지에 영원한 것은 없다 • 128
송년 - 한 해 끝에 지난날을 되돌아보다 • 134
달력 -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다짐 • 139
백발 - 지상에서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 145
2장. 옛이야기에서 오늘의 지혜를 발견하다
하제시 - 실패로부터 더 많이 배우는 법 • 153
에로틱 한시 - 모든 것을 이기는 사랑을 기록하다 • 158
노처녀 - 절대 혼인의 시대, 여성들의 고민 • 165
첩 - 온전한 자신의 자리를 꿈꾸었던 이들 • 172
단오 부채 - 격려와 당부의 마음을 담아 • 180
거사비 - 공덕을 기린 마음이 빛이 바래 • 187
다듬이 소리 - 고단하고 힘겨운 삶의 소리 • 194
나무꾼 - 가족을 위해 고된 노동을 감내하다 • 201
아이의 출생 - 내일을 살아갈 힘을 주는 존재 • 209
아이를 기다림 - 유배지에서 애타는 부모 마음 • 215
자장가 -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를 위한 • 223
할아버지 - 부모 잃은 아이를 곁에서 바라보며 • 232
천연두 - 가족을 잃은 슬픔 • 238
거지 - 기근에 스러진 사람들 • 244
버려진 아이 - 모성마저 포기하게 만든 참혹한 현실 • 251
옛집 - 지난 추억을 그리워하다 • 258
노부부 - 역경을 함께 이겨내다 • 264
회혼례 - 부부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 • 270
기다림 -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 • 275
친구 - 친구 집 앞에 이름 석 자 적어두고 • 281
낮잠 - 힘을 충전하는 다디단 시간 • 287
모기 - 모기를 증오하여 • 293
개 - 인생의 진정한 반려 • 299
참고 자료 • 305
찾아보기 • 30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창문은 푹푹 쪄서 땀은 줄줄 흐르고
불타는 해와 구름에 낮 시간 지루하네.
다행히 마음이 물처럼 될 수 있어
도리어 더운 곳에서도 서늘함 만들었네.
_ 이숭인, 「무더위(苦熱)」
시원한 물을 한바탕 몸에 끼얹어 보아야 그때뿐이라, 마음을 물 삼아 보기로 한다. 서늘하게 기분 좋은 가을바람,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물, 무르팍까지 수북하게 쌓인 눈, 살갗이 찢겨나갈 것 같은 된바람 등을 떠올려본다. 갑자기 한기가 느껴져서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된다. 이 시를 통해 이숭인(1347~1392)이 우리에게 제안하는 피서법은 낭만적이다. 마음으로 하는 피서법이라니 얼마나 운치 있는가.
석 달간 봄바람이 꿈결처럼 지나가고
해당화 가지에는 연지가 걸려 있네.
거미도 봄빛을 애석히 여길 줄 알았던지
가지 끝에 그물 쳐서 지는 꽃 지키었네.
_ 김인후, 「해당화 가지에 거미줄이 쳐졌는데 떨어진 꽃이 걸려 있었다. 그래서 시를 짓다(海棠花枝 有蛛網 落英留掛 因以賦之)」
봄날이 훅하고 지나가 버렸다. 그 아름답던 해당화도 예외는 아니어서 속절없이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해당화 가지에 쳐놓은 거미줄에 붉은 해당화 꽃잎이 걸렸다. 시인은 이 사소한 장면도 허투루 지나가지 않고, 봄이 가는 것을 애석해한 거미가 거미줄을 쳐 떨어지는 꽃잎을 걸리게 하여 봄을 지켰다고 해석했다.
작년에도 여전히 그런 사람
올해에도 여전히 그런 사람.
내일이면 새해가 시작되나니
해마다 같은 사람 되지 말기를.
_ 이식, 「제야(除夜)」
살아왔던 것처럼 그렇게 계속 살아간다면, 살아 있지 않은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오늘과 내일이 다른 사람, 올해와 내년이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타성과 반복이 아니라 갱신과 탄생을 꿈꾼다. 시인은 매년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해본다. 이 시에서 말하고 있는 부끄러움에 대한 성찰은 작가 이식(1584~1647)이 가진 삶의 태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