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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49090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3-07-28
책 소개
목차
• 테리: 프롤로그
1부
• 여름: 팝콘나무와 코스모스 그룹
• 여름: 다비드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여름: 그건 진심이 아니었는데
• 테리: 인생이 아름답기만 한 날
• 여름: 0의 제왕
• 테리: 누군가 또 있다
• 여름: 설원에서 만난 여름
2부
• 여름: 설아와 겨자, 우주 카페
• 테리: 옥수수밭의 할머니와 도시락 가게의 윈터
• 테리: 테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야기
• 여름: 우리는 달의 뒷면처럼
• 여름: 다비드호를 타고
• 테리: 제목 없음
• 여름: 다시 시작
• 여름: 에필로그
외전: 여름이 들려준 이야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끝. 윈터와 소피아는 물론이고 테리도 이 유적지의 끝까지 가지 못한다. 활을 쏘지도 못하고 정자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오래된 도시를 바라보지도 못한다. 지금, 이 세상에 끝이 들이닥쳤다. 머지않아 세상이 닫히고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것이다. 휴대폰에서 ‘전원 끄고 다시 시작’을 누르듯이.
이번 초기화는 테리의 작품이 아니었다. 결단코, 절대로.
“말도 안 돼!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여기가 어디……예요?”
“말씀 드렸다시피 이곳은 다비드호랍니다.”
우리 동네 근처의 바다를 도는 유람선 이름이 다비드호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여기는 유람선이 아니라 우주선이다. 창밖의 저 푸른빛이 푸른 별 지구가 확실하다면. 그리고 한 가지 더, 내가 제정신이라면.
“하지만 전 코스모스 그룹을 찾아온 건데요?”
“코스모스 그룹은 다비드호로 건너오는 통로예요. 다비드호는 여름 양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소고요. 우주의 초기화를 도와주는 곳이지요. 그렇지, 말 나온 김에 이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코스모스’는 바로 우주란 뜻이랍니다.”
나는 0의 제왕, 세상 돌아가는 꼴이 마음에 안 들거나 기분이 언짢아지면 곱셈 우박을 퍼부어 초기화를 했다. 어떤 수든 0과 곱하면 0이 되듯 초기화는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거나 첫 출발선으로 되돌렸다.
초기화를 거듭하는 나에게 인생이란, 신어 보지도 않고 산 신발 같았다. 뒤꿈치가 빠져나오며 벗겨지려 하는 신발처럼 헐렁헐렁, 나와 겉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