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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동양철학 일반
· ISBN : 9788954635363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15-04-0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004
몸 풀기 특강 동양 사상의 전개 ―008
1장. 동양 사상의 흐름
공자 ―024
맹자 ―037
순자 ―051
법가 ―064
제자백가의 정치 사상 ―069
고자 ―081
묵자 ―086
노자 ―095
장자 ―107
불교 ―114
성리학 vs. 양명학 ―127
불교의 전개 ―147
도교의 전개 ―158
2장. 한국 사상의 흐름
원효사상 ―164
한국 통불교 ―172
조선 성리학 ―182
조선 후기 실학사상 ―198
개항기 사상 ―214
특강+ ROOM 동양 철학 필기 노트 ―234
저자소개
책속에서
동양의 대표적인 사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학창 시절에 이렇게 외우신 적 있을 겁니다. ‘유불도’, 기억나시죠? 대표적인 동양 사상인 유학, 불교, 도가의 앞 글자를 따서 ‘유불도’라고 불렀지요. 이 세 가지가 동양 사상의 큰 틀을 이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중학교,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유불도 사상이 자주 등장하는데, 순서가 왜 ‘유-불-도’인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불유도, 도불유, 불도유 등으로 해도 될 텐데 왜 하필 ‘유불도’일까요? ‘도불유’라고 하면 알파벳 ‘W’와 발음이 비슷해서 외우기도 쉬운데 굳이 ‘유불도’라고 부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국사의 영향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사에 영향을 많이 준 사상을 순서대로 나열하니 ‘유-불-도’가 된 것이지요. 유학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고, 그다음에 불교, 그리고 도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유불도’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사 시간이 아니기에 대표적 동양 사상의 순서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윤리 사상을 공부할 때는 그 사상이 어느 시대에, 어떤 상황에서 어떤 원인으로 등장했는지,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이었는지 등 그 사상의 시공간적 배경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대표적 동양 사상의 순서를 ‘유-도-불’로 바꾸어 살펴보는 것이 동양 사상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좋을 듯싶습니다. 유학과 도가는 중국의 사상이고 불교는 인도의 사상이므로 시공간적 차이에 따라 구분을 한 후, 유학과 도가는 비교철학 차원에서, 불교는 독립적으로 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자들이 공자에게 ‘인’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공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은 별것이 아니라 ‘인간다움仁者人也’이다.” 그런데 인간다움이라는 말은 더 어렵고 막연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더 쉬운 말은 없는지 또 물었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인은 ‘인자애인仁者愛人’이다”라고 말합니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인이라는 거죠. 결국 인은 사랑입니다. 그러니까 공자는 일종의 사랑 이론가라고 할 수 있지요. 여러분은 부모님, 형제, 친구들에게 사랑이란 말을 해본 적 있나요? 어릴 때는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해봤을 겁니다. 저의 경우 가만 생각해보니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나서는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을 해보지 않았는데, 지금 일흔이 넘으신 아버지도 아마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기를 바라실 겁니다. 제가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하면 무슨 일 있느냐고 걱정하실지도 모릅니다. 몇 년 전에 어머니께는 해본 적이 있는데 어머니도 쑥스러워하시면서 도망가시더라고요.
사랑이란 말의 의미는 뭘까요? 제가 초등학생 때 썼던 노트의 표지에 ‘Love is ???’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습니다. ???에 들어가는 말은 노트마다 달랐는데, 제가 모았던 노트에는 ??? 자리에 together, touch 등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랑이 도대체 뭘까요?
저는 요즘 부모님들이 자녀를 교육시키는 기본 목적이 조금 잘못되어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도 교육 때문에 이사를 다니죠. 강남권으로 이사하는 목적의 80%가 교육 때문이라고 합니다. 맹자의 어머니든 오늘날의 어머니든 이사를 하는 건 같은데 그 목적도 과연 같을까요? 입시설명회에서 어머니들을 만나보면 그렇게 이사 다니고 설명회를 쫓아다니는 이유가 자식의 출세와 성공과 행복 때문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출세하고 성공하는 게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맹모삼천지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분명히 부모님들도 학창 시절에는 “행복이 성적순은 아니잖아요!”라고 외쳤을 겁니다. 그런데 부모가 되고 나니 “행복은 성적순이야!”라고 외치게 되는 거죠. 여러분도 나중에 부모가 되었을 때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대학에 가지 말라거나 대학을 부정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대학교에 가서 새로운 것들을 정말 많이 배웠고, 진짜 공부라는 걸 해본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공부했던 교과서에 잘못된 것이 아주 많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내가 100을 알면 세상이 100만큼 보이고, 1000을 알면 1000만큼 보인다는 걸 알았습니다. 물론 아직도 알아야 할 게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도 알면 알수록 ‘나는 이걸 하면서 사는 게 좋겠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등학생 때는 자신이 무얼 하며 살고 싶은지 확실히 파악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 그 시절에는 아는 게 너무 적고 정보도 많지 않으니 진로를 결정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면서 성장하게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