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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36254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4-08-30
책 소개
목차
토요일 아침의 로건 _007
밤의 벤치 _035
그것으로 충분한 밤 _065
지나가는 사람 _093
다른 미래 _127
기다리는 동안 _159
밤이 영원할 것처럼 _185
해설 소유정(문학평론가)
기다림으로 남은 밤 _221
작가의 말 _23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는 의자에 걸어두었던 후드 집업을 걸치고 일어나서 창 너머의 하늘과 길게 이어지는 철교, 그 위로 지나가는 전철을 보았다. 멀리 보이는 전철의 움직임은 다른 시공간의 일처럼 낯설고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며 그는 늦가을의 풍경이, 풍부한 색채로 잎을 떨구는 늦가을의 나무가 앙상한 겨울나무보다 더 쓸쓸해 보인다고 생각했다.(「토요일 아침의 로건」)
언제나 젤다가 먼저 나갔고 그는 이렇게 테이블에 잠시 앉아 있었다. 젤다와의 수업이 끝날 때마다 반복된 일이었다. 그는 프린트를 여러 번 접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창 너머 보이는 철교 위로 전철이 천천히 지나갔다.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들면 언제나 그 철교를 볼 수 있었다. 그동안 그가 겪어온 장면들은 전철이 지나가듯 늘 다음 토요일로 나아갔지만 이제 그는 토요일에 로건으로 지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토요일 오전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알 수 없었다.(「토요일 아침의 로건」)
놀이터 옆의 등나무 벤치는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벤치 주변에 키가 훤칠하고 가지가 무성하게 뻗어나간 나무들이 서 있어서 뒤편의 가로등 불빛이 등나무 그늘 아래까지 쏟아지지 않았다. 네 개의 벤치가 모두 비어 있는 걸 확인한 뒤 경진은 제일 안쪽에 들어가서 앉았다. 정우는 밤에 혼자 산책하는 걸 걱정했지만 경진에게는 북적거림과 환함보다 등나무 벤치의 고요함과 어둑함이 더 필요했다.(「밤의 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