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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40022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16-06-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첫째 매듭
오월 낙엽
풍찬노숙(風餐露宿)
갓등 아래
강가 강에 와서
나무
소가 죽었다
수자타 마을에 가서
관입시작삼매(觀入詩作三昧)
다시 바라나시에 와서
둘째 매듭
고막이 터지는 때
도토리는 싸가지가 없다
백화(白樺)
초가을 볕 속에서
모과나무 밑 초닷새 상현(上弦)
내가 사랑하는 것은
담쟁이 물드는
편지
소품(小品)
셋째 매듭
새떼가 온다
벚꽃, 그리고 낮달
희순이
정제문 앞에서
뒤란에 저녁이 온다
구례 산동
호박잎을 따러 와서
망초꽃과 자전거
넷째 매듭
유홍준은 나쁜 놈이다
그 나무가 어디로 갔을까
상춘(賞春) 가다
야외 수업
풍개가 익을 때
팔대산같이
그네
산국화
죽은 새 본다
내가 사랑한 영토
다섯째 매듭
해모수의 다른 아들이 쓴 편지
자작나무가 있는 묘지 사진을 트리밍하며
프레이저 강에 와서
잃어버린 신발 한 짝 강을 건너서 자작나무
숲을 거닐며
아담과 이브처럼
어느 날 목줄이 풀린 개처럼
실에는 마리가 있다
여섯째 매듭
어머니가 쌀을 씻을 때
길다
사과는 잘못이 없다
쏠캘린더에 바치는 감사패
콩나물을 다듬을 때
도반이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쉰
창을 함께 닫다
발문|전성태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이는 새잎처럼 자라고, 나의 비유는 끝이 났다
올해 나는 잣나무 잎 지는 시기를 새로 알았다
송홧가루 날려 새잎 돋을 때다
꽃가루가 먼지와 섞이고 새잎에 빗방울 꿰일 때
나의 비유는 끝이 났다, 수맥이 옮겨간 숲처럼
나의 언어는
죽은 새의 부리처럼 갈라졌다
실뿌리에 축축하던 습기는 사라졌다
바라던 대로
오월의 산빛은 비유의 바깥에 있다
바라던 대로
파도와 비애는 언어의 바깥에 있다
비유는 죽고, 나만 앙상하게 남았다
내 생의 최대의 비유가
생리를 시작하기도 전에
나의 언어는 바닥을 드러냈다
변명의 여지도 없고, 불입할 낙장도 없다
오늘 잣나무가 쭉정이를 떨어뜨리는 시기를 새로 알았다
질펀하게 깔린 잣잎 위에
열매를 맺지 못한 작년의 잣송이들이 즐비했다
절필(絶筆),
아니면 녹음(綠陰)일까?
그 어느 쪽도 소식 없다
-「오월 낙엽」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