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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죄는 야옹

우리의 죄는 야옹

길상호 (지은이)
  |  
문학동네
2016-11-30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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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죄는 야옹

책 정보

· 제목 : 우리의 죄는 야옹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42743
· 쪽수 : 120쪽

책 소개

문학동네시인선 87권. 길상호 시집. 지난 2010년 <눈의 심장을 받았네> 이후 6년을 꽉 채워 출간하는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다. 길상호 시인의 내공이 정점으로 빛을 발하는 이번 시집은 총 3부로 나뉘어 넘침이나 모자람 없이, 단정히도 어떤 회색으로 담겨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썩은 책
연못의 독서
물티슈
빗방울 사진
고인돌
녹아버리는 그림
빗물 사발
무덤덤하게
침엽수림
물방울 거미
손 피리
얼음소녀
도마뱀
여진
데스밸리
식은 사과의 말
비는 허리가 아프다
오늘의 버스
날다
얼음이라는 과목
알약
의자만 남아서
보시
두 개의 무덤
콘도르
겨울, 거울
풀칠을 한 종이봉투처럼

제2부
물먹은 책
응시
봄비에 젖은
기타 고양이
암각화
유고 시집
번개가 울던 거울
고양이와 커피
혼자서 포장마차
그늘진 얼굴
나이테 원형극장
달리는 심야 수족관
달리는 심야 영화
유령 소리
겨울의 노래
퇴행성관절염
점. 점. 점. 씨앗
불어터진 새벽
얼음이 자란다
그물침대
그림자 사업
칠월 무지개
정전기가 있었다
눈사람 스텝
녹아도 좋은 날
저녁의 퇴고
겨울눈

제3부
말없는 책
거품벌레
도비왈라
무한 락스
아침에 버린 이름
손톱 속의 방
그늘에 묻다
잠잠
얼음과 놀다
마네킹 나나
아무것도 아닌 밤
아홉수의 생일 파티
눈치
파리 양식장
녹슨씨에게
가디마이
배꼽 욕조
풀밭의 주문
빨간 일요일
얼음 공화국
나뭇잎 행성
녹다 만 얼굴
타인의 방
우리의 죄는 야옹

해설|상처의 수사학
|김홍진(문학평론가)

저자소개

길상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3년 충남 논산 대둔산 자락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2학년 무렵 시를 좋아하게 되었고,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인으로의 삶을 살고 있다. 2008년 세 살짜리 물어를 만나 고양이 세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2014년 봄 계룡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운문이, 산문이와 연을 맺게 되었으며, 2019년 양재동 골목에서 만난 꽁트까지 가족으로 받아들여 현재 고양이 넷과 함께 아옹다옹 지낸다. 고양이들과의 온전한 대화를 꿈꾸며 시와 산문, 그림 등으로 고양이어를 연습 중이다.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요 내일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해요』 외 3권, 사진에세이 『한 사람을 건너왔다』를 냈으며, 현대시동인상, 천상병시상, 김종삼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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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달빛에 슬며시 깨어보니
귀뚜라미가 장판에 모로 누워 있다
저만치 따로 버려둔 뒷다리 하나,
아기 고양이 산문이 운문이는
처음 저질러놓은 죽음에 코를 대고
킁킁킁 계절의 비린내를 맡는 중이다
그늘이 많은 집,
울기 좋은 그늘을 찾아 들어선 곳에서
귀뚜라미는 먼지와 뒤엉켜
더듬이에 남은 후회를 마저 끝냈을까
날개 현에 미처 꺼내지 못한 울음소리가
진물처럼 노랗게 배어나올 때
고양이들은 죽음이 그새 식상해졌는지
소리 없이 밥그릇 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나는 식은 귀뚜라미를 주워
하현달 눈꺼풀 사이에 묻어주고는
그늘로 덧칠해놓은 창을 닫았다
성급히 들어오려다 창틀에 낀 바람은
다행히 부러질 관절이 없었다
-「그늘에 묻다」 전문

눈치는 보일 듯 말 듯 아주 작은 물고기
나는 배꼽이고 항문이고 눈에 띄지 않는 곳마다
눈치를 풀어 키웠다
물고기는 배고픈 내게 밥을 물어다주었고
때로 감쪽같이 숨는 법도 알려주었다
눈치 때문에 가까스로 불행을 벗어나는 일이 많았다
눈치를 보며, 눈치를 따라가는 게 익숙해질 무렵
나는 서서히 살이 올랐다
그러면서 몸속의 작은 물고기는 한 마리씩 죽어나갔다
하나같이 배가 홀쭉하게 들어가 있었다
눈치에겐 불안이 유일한 먹이였던 것,
나에게서 풍기기 시작한 비린내를 눈치채고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눈치」 전문

아침 창유리가 흐려지고
빗방울의 방이 하나둘 지어졌네
나는 세 마리 고양이를 데리고
오늘의 울음을 연습하다가
가장 착해보이는 빗방울 속으로 들어가 앉았네
남몰래 길러온 발톱을 꺼내놓고서
부드럽게 닳을 때까지
물벽에 각자의 기도문을 새겼네
들키고야 말 일을 미리 들킨 것처럼
페이지가 줄지 않는 고백을 했네
죄의 목록이 늘어갈수록
물의 방은 조금씩 무거워져
흘러내리기 전에 또 다른 빗방울을 열어야 했네
서로를 할퀴며 꼬리를 부풀리던 날들,
아직 덜 아문 상처가 아린데
물의 혓바닥이 한 번씩 핥고 가면
구름 낀 눈빛은 조금씩 맑아졌네
마지막 빗방울까지 흘려보내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되어
일상으로 폴짝 내려설 수 있었네
-「우리의 죄는 야옹」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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