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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시론
· ISBN : 9791158963583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8-01-29
책 소개
목차
● 그 여름에서 여름까지 짧은 기록 몇 개·3
_김언 11
● 파괴된 진공(眞空)
_함기석 27
● 진실에 불과하지 않은
_이영광 45
● 시, 사물, 언어, 그리고 빛
_위선환 67
● 시적 순간은‘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에 있다
_이홍섭 81
● 시적 순간은 의지의 꿈이고, 꿈꾸는 의지
_박형준 93
● 수면의 떨림
_이민하 105
● 맹인용 카메라
_김언희 115
● 단독자의 고백
_이재훈 125
● 고해(苦海) 속의 고해(告解)
_고진하 135
● 푸는 순간들
_오은 145
● 파도의 숨소리가 바위섬의 이마를 때리는 시간
_박용하 155
● 내부의 세계사들
_송재학 165
● 열세 번째 제자
_신용목 175
● 정지 비행하는 매
_문혜진 185
● 스파크와 포옹
_이윤학 195
● 물방울 변주 3
_김신용 205
● 소년이여, 오라
_손택수 219
● 부끄러움
_이규리 231
● 시의 탄생
_윤의섭 243
● 비겁한 침묵
_김안 255
● 이제 겨울이 녹기 시작했다
_길상호 26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2013년 2월 22일
보는 순간 이미지가 된다. 이미지가 되는 순간 이미지는 다른 이미지로 전이되거나 중첩된다. 이미지의 이동 혹은 겹침. 그것이 비유다. 따라서 보는 순간 비유는 만들어진다. 시선은 반드시 비유를 동반한다. 그리고 시선에는 어떤 식으로든 정서가 동반된다. 요컨대 정서가 비유를 만들어낸다. 인간에게 시선 없는 사물이 존재하지 않듯이, 정서 없는 비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유 없는 시 쓰기는 그러므로 불가능하다. 비유 없는 시 쓰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선 그것의 불가능이고 뜻밖에도 한 가지를 더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어떤 정서에 강하게 기대어서 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어떤 정서가 동반된 이미지에 강하게 기대고 있는지를 새삼 확인하는 일이다. 나는 거의 매번, 적어도 자주, 이런 정서에 기대어서, 그리고 이런 이미지에 붙들려서 시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 그 한 가지를 위해서 비유 없는 시 쓰기는 한동안 계속되어야 한다. 불가능하지만 지속될 필요가 있다.
(김언, 「그 여름에서 여름까지 짧은 기록 몇 개·3」)
시를 어떻게 쓰면 되냐고 여쭤보면, 나의 선생님들은 이런 알 듯 모를 듯한 말씀을 하셨다.“모를 때 써라. 알면 못 쓴다.”아마 지식과 개념이 들어찬 머리가 자유로운 상상, 직관의 움직임을 방해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영광, 「진실에 불과하지 않은」)
계단 하나를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대가리가 깨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 뒤에 얘기하겠지만 시는‘힘’이다. 수련하지 않으면 힘을 얻을 수 없다. 요즘 시들이 수다스러워진 것은 이 힘에 대한 수련이 없기 때문이다. 시는 이스트를 넣어 빵을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떡메를 쳐서 인절미를 만드는 것과 같다. 고물을 묻히는 것은 나중의 일이다. 나는 시를 마치 빵 굽듯이 쓰는 것을, 또한 시단이 그렇게 가르치는 것을 싫어한다. 그건 테크닉의 문제이지 시의 본질, 시 쓰기의 본질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홍섭, 「시적 순간은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