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에 이르다

개의 귀 007
유형지 X에서 111
어떤 불능 상태 209
오리무중에 이르다 267

쫓겨나는 것은 내가 어딘가를 벗어나는 데 얼마나 훌륭한 구실이 되는지, 얼마나 확실한 명분이 되는지 몰랐다. 나 스스로 결정을 못해 누군가가 나의 결정을 대신 해줘야 하는 때가 있었다. 타의에 의해서만 내가 움직여지는 때가 있었다. _「개의 귀」

오래전부터 모든 것이 아무래도 좋은, 아무런 필연성이 없는 세계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았고, 그 필연성이 없는 세계는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일어나도 그만, 일어나지 않아도 그만, 뭔가가 어떤 식으로 일어나도 그만, 다른 식으로 일어나도 그만인, 아무런 원리가 없는 세계였다. 이 세계에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일 같은 것은 없었다. _「개의 귀」

어떤 것은 실제로 행하기보다는 생각만 하는 것이 더 나았고, 생각만으로 실제로 행한 것보다도 더 행한 것 같은 것들이 있었고, 이것 또한 그랬다. _「유형지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