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45232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7-04-2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005
오렌지 010
철로변 집 011
전광석화 012
시각의 문제 014
때로는 016
엔젤피시 018
똥파리 020
해변의 카프카 021
고양이와 장미 022
난생처음 봄 024
읽어줘요, 제발 025
아무르장지도마뱀 026
너무 많은 028
하얀 늑대 030
그는 이곳에 오지 않는다 032
기하학적 실수 033
폭풍 속으로 034
자라지 않는 나무 036
살아 있는 집 038
보헤미안 광장에서 040
제비꽃 041
세설원에서 042
어느 아이의 일기 043
벌거벗은 도시 044
천적 046
죽지 않는 책 048
내 안의 오필리아 050
중독된 사람들 053
노랑나비 한 마리 054
명랑 백서 056
왕오색나비 효과 058
비열한 거리 059
파리의 자살 가게 060
글루미 선데이 아이스크림 062
검은 숲 064
석양의 얼음공주 066
물속의 돌 068
황홀한 침범 069
에곤 실레 070
아비뇽의 처녀들 072
공생 074
내가 사랑한 시 075
포르쉐 550스파이더 076
지나친 배려 079
블루베리와 크랜베리 사이에서 080
아직도 너는 082
위대한 양파 083
시인 앨범 4 084
어젯밤 도착한 보고서 086
어디에나 있는 고양이 088
시인 앨범 5 090
푸른 파라솔 092
소와 나 094
벌새 095
밥의 힘 096
돌멩이 097
바다로 간 내 애인들 098
순식간에, 아주 천천히 100
방과 복도 102
봄날의 한 아이 104
독립국가 105
꽃밭에서 쓴 편지 108
해설|위태로운 사랑의 체위 111
|우대식(시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싶어 무라카미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를 썼다. 카프카는 체코어로 까마귀이다. 해변의 까마귀. 그러나 까마귀는 해변보다 사막에 더 잘 어울린다. 둘 다 모래로 만들어진 곳이다. 젖은 모래와 마른 모래. 한쪽은 태양을 삼키고 한쪽은 태양을 뱉어낸다. 카프카는 타오르는 태양을 뱉어내는 새. 하루키는 그 새의 그림자를 흠모하여 『해변의 카프카』를 썼다. 모래폭풍이 불 때마다 책 속에서 검은 까마귀들이 아프게 울어댔다. 『해변의 카프카』는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부터 어딘지 모를 곳으로 떠나는 긴 여행이다. 그리고 그것은 피바람으로 이루어진 성채(城砦)이다. 그 피를 다 쏟아내지 않으면 새날은 결코 밝아오지 않는다. 불후의 명작은 그 너머에 산다. 인간의 비극으로 철저히 변장한 신(神)들만이 그곳으로 갈 수 있다.
-「해변의 카프카」 전문
그는 이제 이곳에 오지 않는다. 그는 승진했다. 이곳보다 더 재미있는 곳이 생겼다. 재미는 인간에게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 에너지원이다. 재미는 사람을 재빨리, 단시간에 변화시킨다. 그는 이제 이곳에 오지 않는다. 그는 승진했으며, 더 재미있는 곳을 발견했다. 승진과 비(非)승진 사이로 부는 바람은 태풍 전야의 바람만큼이나 세차다. 이제 그 사이에 있던 모든 것들은 뽑혀나가거나 흔적없이 사라질 것이다, 재미를 잃은 것들은 모두 시들시들 먼지로 변할 것이다. 먼지는 내가 입 밖에 내지 못한 나의 비명들이다. 그는 이제 이곳에 오지 않는다. 재미를 잃은 먼지는 비명들은 곧 누군가의 침묵으로 변하고 누군가의 절망이 되어 사라질 것이다. 떠나는 것들은 모두 그렇게 사라진다. 끝도 없이 반복되며 이어지는 저 아리따운 장례 행렬들처럼!
-「그는 이제 이곳에 오지 않는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