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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색 밤

호박색 밤

실비 제르맹 (지은이), 이창실 (옮긴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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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색 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호박색 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4675543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21-03-15

책 소개

가브리엘 마르케스에 비견되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역사적 현실과 신화를 넘나들며 수많은 전쟁의 길목에서 살아간 한 가문의 백년의 광기를 보여준 소설 『밤의 책』. 『호박색 밤』은 실비 제르맹의 데뷔작이기도 한 『밤의 책』 출간 후 이 년 만에 발표된, 그 후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목차

나무들의 밤 _019
바람의 밤 _115
돌들의 밤 _221
입들의 밤 _351
천사의 밤 _459
또다른 밤 _543

옮긴이의 말 _551
페니엘가 가계도 _556

저자소개

실비 제르맹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4년 프랑스 중서부의 도시 샤토루에서 태어났다. 부지사를 지내기도 한 공무원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의 여러 소도시를 옮겨 다니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1970년대 파리 낭테르 대학에서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만나 깊은 영향을 받았고, 그의 지도 아래 석사 및 박사 논문을 썼다. 논문의 주제는 기독교 신비주의에서의 고행, 그리고 인간의 얼굴 및 악과 고통에 대한 성찰이었다. 『페르소나주』를 비롯해 『밤의 책』 등의 대표작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가 특유의 번뜩이는 신비주의적 직관 및 영적 언어는 이런 연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크풍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문체를 특징으로 하는 그녀의 작품들은 역사적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서사로 진실의 밑바닥을 건드린다. 1981년부터 단편소설을 써오던 그녀는 1985년 『밤의 책』을 발표해 여섯 개 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듬해 1986년 체코 프라하로 떠나 정착하며 『호박색 밤』, 『분노의 날들』을 발표했고, 체류 마지막 시기에 이르러 체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쓰기 시작해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이망시테』, 『소금 조각』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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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실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 응용언어학 과정을 이수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이스마일 카다레와 실비 제르맹, 크리스티앙 보뱅의 작품들을 비롯해 『키에르케고르』,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너무 시끄러운 고독』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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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죽은 자들은 끊임없이 산 자들로부터 멀리 밀려나고 있었다. 한때 신에게 버림받은 자들을 수용소로 추방했듯이, 이제 사람들은 높은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인 이 들판 한구석으로 죽은 자들을 추방했다. 집들과 산 자들과 교회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그러나 이 새 묘지는 아직 비어 있었다. 지난 전쟁 때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 옛 묘지 맨 안쪽에 서둘러 임시 공동 묘혈을 만들어 시신을 매장해야 했었고, 그후로는 이 마을에서 단 한 번의 장례식도 치러지지 않은 터였다. 전쟁의 재앙으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은 굳건히 버텼다. 마치 자신들의 수명을 두 배로 늘림으로써 총기나 폭탄이나 산탄에 맞아 제명을 채우지 못한 채 산산조각이 되어버린 그 모든 생명들의 원한을 씻으려는 것 같았다.


그는 이 욕망의 정체를 헤아리기를 거부한 채 솟구치는 사랑의 감정과 끊임없이 싸웠다. 미리부터 진 싸움임을 알았기에 자기 자신과 더 치열하게 맞섰다. 결국 그 자신도 형제인 그녀에게 미친 놈과 같은 기질을 지닌 터였다. 하나의 대상에 고스란히 바쳐진, 절대적인 사랑을 지향하는 마음.


상처받고 배신당한 아이인 그는 말의 이 마술적인 힘 덕택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가 끊임없이 늘리고 확장하고 타오르게 하고 싶은 유일한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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