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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딱새 죽이기

광덕산 딱새 죽이기

(김주영 장편소설)

김주영 (지은이)
문학동네
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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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딱새 죽이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광덕산 딱새 죽이기 (김주영 장편소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79299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1-05-14

책 소개

열 권에 달하는 대하소설 『객주』로 온 국민을 울고 웃게 한 이 시대의 거장 김주영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2017년 출간한 『뜻밖의 생』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로, 작품활동 오십 해의 관록과 여든 해가 넘는 삶의 경험을 가진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성찰적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목차

광덕산 딱새 죽이기
작가의 말

저자소개

김주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39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1년 단편소설 「휴면기」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객주』 『활빈도』 『천둥소리』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화척』 『홍어』 『아라리 난장』 『멸치』 『빈집』 『잘 가요 엄마』 『뜻밖의 生』 『광덕산 딱새 죽이기』 등 다수의 작품이 있고, 유주현문학상(1984)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93) 이산문학상(1996) 대산문학상(1998) 무영문학상(2001) 김동리문학상(2002) 은관문화훈장(2007) 인촌상(2011) 김만중문학상(2013) 한국가톨릭문학상(2018) 만해문예대상(2020)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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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형님, 집에 들어앉아 그 꼴같잖은 서책만 뒤적거린다고 넓은 세상이 다 보인답디까?”
“모든 책에는 온 세상이 통째로 들어 있어. 아우도 도회지에 나가 있던 청년시절에는 책과 씨름하면서 살았다며?”
“설한풍 쐬고 다니면서 갈 길을 찾아 헤매고 다닐 적에 책에 길이 있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요. 네온사인이 미친놈처럼 번쩍거리는 거리를 맨몸으로 뒹굴면서 살다가 어느 날 정신 차리고 밤하늘을 쳐다보았더니, 허공에 둥근 달만 허망하게 떠 있습디다. 무슨 얘긴지 아십니까, 형님? 노숙 생활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종이 박스 덮고 자면 최소한 얼어죽진 않는다는 것뿐이었어요. 개털 인생일 뿐인 그때의 과거가 잠 못 이루는 밤에 나를 찾아와 내 엉덩이를 송곳으로 찌를 적에는 지금도 눈물이 쑥 빠져요."


그 여행 이후 다섯 달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다. 대규씨를 비롯해서 그 여행에 동행했던 관씨 문중 사람들 대부분이 지난봄에 있었던 설악산 여행은 잊어버렸다. 그리고 가을의 기제삿날이 돌아왔다. 제사는 선대가 모셨던 광덕산 영당에서 성대하게 이루어졌다. 제사에 쓰인 제수는 선대가 영당의 보전과 제사에 쓰라고 희사한 삼천 평의 위토답에서 생산되는 소출에서 마련했기 때문에 온 마을이 참여해도 언제나 풍족하게 차려진 제사상이었다. 오 개월 전에 있었던 추문이 다시 문제가 된 것은 복길씨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의복 차림에서 비롯되었다. 사달의 시초는 제사의 순서가 모두 끝나고 영당 앞에서 있었던 음복 과정에서 불거졌다. 문중 사람 이십여 명이 교자상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음복하려는 찰나 멀찌감치 앉아 있던 복길씨가 대규씨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러곤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 첫마디가 심상찮았다.
“형님, 왜 이러십니까. 경솔했습니다.”
여행 이후로 의식적으로 복길씨를 가까이하지 않으려 했던 대규씨가 물었다.
“아우님, 무슨 소린가?”
“지금 입고 있는 두루마기 말입니다.”
“이 두루마기가 어때서?”
“그 두루마기를 조상님 뵙는 제사에 입고 나와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 순간, 대규씨는 둔기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조상님이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그 두루마기는 지난봄에 모텔에서 몸 팔던 여자와 같이 덮고 잤던 그 두루마기 아닙니까? 그 옷을 조상님 제사상 앞에서 버젓이 입고 절을 올리다니, 세상 말세가 다 됐습니다. 예와 효를 평생의 가치로 삼는다는 분의 처신이 드디어 개차반이 되었군요.”
파랗게 질린 대규씨가 그 순간 손으로 복길씨의 가로로 찢어진 입을 틀어막았다.


“가만계셔보세요. 형님 인생 여기서 종친 것은 아니잖아요. 형님 그거 아세요? 갯버들이 있는 곳에 물이 가까이 있다는 거?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해결 방법도 거기에 같이 있다는 얘깁니다. 그게 우리가 경험한 유구한 역사예요. 하지만 이것 한 가지는 명심하세요. 이미 저지른 일은 코끼리가 잡아당겨도 되돌릴 수 없어요. 그거 아셔야 합니다.”
그 순간 땅콩버터같이 누렇게 뜬 얼굴이 된 대규씨의 가슴속은 성에가 낀 듯 싸늘하게 식었고, 복길씨에게는 사촌의 생사여탈권이 자기 손에 쥐어져 있다는 생각이 빠르게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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