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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90157
· 쪽수 : 76쪽
· 출판일 : 2023-02-06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유리(羑里)에 가면 / 겨울 산 / 당신의 사랑은 푸른 물속에서 / 제너럴셔먼호에 대한 기억 / 푸른 단도(短刀)를 위하여 / 우리 붉게 불타는 가시덤불 숲으로 / 전갈춤 / 유리에 가서 불탄다 / 유리는 불탄다 / 금빛 물고기 유리를 삼키고 / 유리는 유리처럼 빛나고 / 음나무 아래 푸른 칼을 / 붉은 꽃을 버리다 / 제강(帝江)을 기다리며 / 마른 버드나무 가지 후려치며 / 내 뱃속에는 녹슨 칼이 산다 / 노을에 목놓아 울다 / 눈꺼풀 이야기 / 매화를 읽다 / 덩굴장미 손을 풀고 / 석기시대는 이미 갔다 / 다시 제강을 기다리며 / 붉은 옷고름 풀리며 그대 / 하루종일 TV만 본다 / 들끓던 강물 잠잠해지고 / 현(玄)을 설(說)하다 / 개들조차 불행하다 / 물고기를 찾아서 / 여기 목어의 시커먼 내장 길게 내걸리는 / 붉은 거미를 만나다 / 세석강에 가서 울다 / 나는 소리 내어 읽는다 / 나는 잘못 읽는다 / 젖은 편지를 읽다 / 젖은 편지를 찢다 / 다시 젖은 편지를 읽다 / 텅 빈 경전에 오르다 / 제석봉을 내려오다 / 푸른 달 앞에 서다 / 책을 덮자 어둠이 왔다 / 밥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 선인장(仙人掌)을 버리다 / 콩나물밥을 시켜 먹다 / 컴퓨터가 생(生)을 선(禪)하다 / 나는 내 우산을 잃어버렸다 / 저녁 바다를 건너다 /
이제 침묵이 다가온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대 유리에 너무 오래 갇혀 있었지.
먼지처럼 가볍게 만나
부서지는 햇살처럼 살자던 그대의 소식 다시 오지 않고
유리에 가면 그대 만날 수 있을까,
봄이 오는 창가에 앉아 오늘은
대나무 쪼개어 그대 만나는 점도 쳐보았지.
유리 기억 닿는 곳마다 찔러오던 그 시퍼런 댓바람,
피는 피하자고 그대는 유리로 떠나고
들풀에 허리 묶고 우리 그때 바람에 흔들리며 울었었지.
배고픈 우리 아이들
바닷가로 몰려가 모래성 쌓고
빛나는 태양 끌어 묻어 다독다독 배불렸었고.
그대, 지금도 유리에 가면 그대 만날 수 있을까.
우리는 이제 아프지 않고 절망하지도 않아
물 마른 강가에 앉아 있다던 그대와
맑은 물이 되어 만날 수도 있을 텐데.
어쩌면 그대는 유리를 떠나고
유리엔 우리가 살아서
오늘은 그대가 우리를 만나러 오는
시퍼런 강이 되기도 하겠지만.
─노태맹, 「유리(羑里)에 가면」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