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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0178846
· 쪽수 : 88쪽
· 출판일 : 2021-12-06
책 소개
목차
당신은 푸른 고래처럼 오시고 / 9월 2일, 가장 붉은 / 불쌍히 여기소서 저 언덕, 불과 피로 타오르는 나무들을 / 저들에게 붉은 석양의 안식을 주소서 / 능소화 내 아름다운 이여 / 물로 만들어진 노래를 부르다 / 황금이 들끓는 용광로에 당신의 어린양이 / 이팝나무 가지마다 흰 새들이 / 이 슬픔도 물이 되게 하소서 / 나는 오직 붉은 백일홍 꽃이나이다 / 천사들이 울고 있다 / 거룩하다 나는 기다려 왔던 바로 그이니 / 긔ㅅ발이여 朝鮮의 푸로레타리아여 / 내 기억 속의 불이여 이제는 잠잠하라 / 바람을 듣다 / 하늘로 날아오를 무게를 주소서 / 백일홍이여, 뜨거움 없는 빛이여 / 위로 받으라 눈물이여, 죽은 이들을 덮고 살아난 시간이여 / 자비와 두려움의 왕이시여, 이 뜨거움은 붉은 바위에 새기나니 / 고요가 푸른 물이 되다 / 산정에서 푸른 소가 금빛 나팔을 불다 / 자귀나무 붉은 꽃 어머니 / 잠 깨어 헛되이 노래하다 / 노을빛 금목서 나무 아래에서 / 푸른 안개가 섬을 붙들듯이 / 이 노래의 끝에서 바다가 쏟아지나이다
시인의 산문 _ 레퀴엠, 천사의 시학만은 아닌
저자소개
책속에서
빛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물속을 밝게 할 수는 없다. 물이 밝아지는 것은 물들이 맨살 전체로 햇살을 받아들이면서부터이다. 빛의 무한 거리를 물이 꺾어 주면서, 그리하여 빛이 무한에서 유한에로의 꺾임을 통해 반짝임은 우리에게 오는 것이다. 사물들은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그 무한을 유한의 몸으로 견딤으로써 빛을 드러낸다. 생이 죽음을 견뎌내고 받아들임으로써 빛나는 것처럼. 무한은 유한에 종속된다. 이제 무한의 빛은 유한한 우리의 것이 된다. 시(詩)는 이 물과 같다. 그러나 나 스스로를 유한한 존재로 한정 짓고 자기 규정하는 일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무한의 빛이 유한의 물 표면에 부딪힐 때의 그 섬광을 나는 과연 견뎌낼 수 있었을까?
― 「시인의 산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