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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95312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3-06-16
책 소개
목차
말하지 않는 책 _009
Little Boy _047
낙타의 세계 _087
우는 책 _115
퍼플 케이크─Walking Tree 2 _151
보이지 않는 왕관을 쓴 독재자 _193
노래를 들을 때 _223
당장 사랑을 멈춰주세요, 제발 _251
해설 | 박혜진(문학평론가)
태어나지 않은 독자를 위한 책 _287
작가의 말 _305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뒤로 오랫동안 그녀를 주의깊게 관찰한 펠리페 수사는 마침내 숨겨진 진실에 도달했다.
그리고 책이란 물질의 속성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은 결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책에게 말을 걸 때만 비로소 책은 대답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책이 대답을 하는 것은 아니고 위대한 책들만 반응을 하는데, 그 방식은 찰나의 영감과 영원한 침묵이다.
왜냐하면 진리는 문자에 담기지 않고 여백에 담기기 때문이다.
위대한 영혼을 소유한 자들만 책의 침묵을 듣고 이전 세대의 진리에 감응할 수 있으나, 그것을 이후 세대에 고스란히 전달할 수는 없다.
그 대신 책과 독자와 화자와 등장인물과 저자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독서를 통해 독자뿐만 아니라 책의 운명도 바뀐다는 것이다. (「말하지 않는 책」)
문자는 신의 발명품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고, 인간의 발명품인 책은 인간이 지닌 불완전성 때문에 그 안에 적힌 문자마저도 완벽하게 담을 수 없다. (「말하지 않는 책」)
그때부터 그는 그 두루마리 속의 문자를 해독하기 위해 여생을 통째로 바쳤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소문에 따르면, 요양원의 침대 위에서 죽음을 앞둔 펠리페 수사가 꿈에서 만난 마르타 수녀의 도움으로 두루마리의 마지막 문장만은 해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유언을 남겼다.
“천국에 이르는 열쇠 중에는 말하지 않는 책도 포함된다.” (「말하지 않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