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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97484
· 쪽수 : 348쪽
책 소개
목차
셋이 좋은 이유 007
봄밤 014
스완 모텔 037
나쁜 습관 056
진입 금지와 갓길 없음 077
축제가 끝난 뒤 1 090
축제가 끝난 뒤 2 116
악역의 즐거움 133
개 이야기 168
지적인 남자를 유혹하는 법 197
환멸과 그리움 사이 215
나에 대한 타당한 오해들 1 237
나에 대한 타당한 오해들 2 249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268
아직은 괜찮다 286
의심을 찬양함 297
취한 밤 310
해설│김미현(문학평론가)
사랑의 상형문자 319
초판 작가의 말 343
개정판 작가의 말 345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중에서도 가장 불온하고 멋진 배신은 사랑이 아닐까.
사랑은 자유를 배신하고 법치주의를 배신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고, 지속되기를 거부함으로써 사랑 자체를 배신한다. 사랑은 나 스스로 만든 환상을 깨뜨려서 나 자신까지도 배신한다.
사랑에서 환상을 깨는 것이 배신의 역할이다. 환상이 하나하나 깨지는 것이 바로 사랑이 완결되어가는 과정이라면, 사랑은 배신에 의해 완성되는 셈이다.
사랑은 환상으로 시작되며 모든 환상이 깨지고 난 뒤 그런데도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그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을 깨달으면서 완성되고, 그러고도 끝난다.
마치 서로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처럼 심상하게 얽혀 짜여 있지만, 이 삶 속에서 누군가의 적이 되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한 건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슨 생각 해?”
그 말을 하는데도 나는 두피와 뇌수의 접착이 헐거워진 듯 머릿속이 마구 덜컹거린다.
그가 낮게 대답한다.
“네가 병들었으면 하는 생각.”
다음 말은 더욱 느리게 흘러나온다.
“약해 보일 때만 네가 내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