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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7325892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06-13
책 소개
목차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 007
수면 위로—김연수 • 049
자장가—윤성희 • 095
웨더링—은희경 • 129
초록 스웨터—편혜영 • 167
인터뷰
고요와 소란 사이에서, 음악과 이야기 사이에서
다섯 명의 작가와 편집자가 함께한 인터뷰 • 19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네가 외국어를 배우는 목적은 뭐야?
나는 고민하다 비교적 솔직하게 답했다.
―언젠가 이곳을 떠나고 싶어서?
이렇다 할 기술도 자격증도 없는 상태에서 막연히 품은 희망이었다. 나는 정작 가장 중요한 이유인 ‘외국어 공부를 하다보면 아직 내게 어떤 가능성과 기회가 남은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나는 로버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실력도 안 될뿐더러 지금 내 마음을 어색하게 번역했을 때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누락과 손실이, 하찮은 세부 하나하나가 내 감정의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부분으로 느껴질 것 같아서였다. 기쁨이라면 상관없었다. 하지만 슬픔은 달랐다. 고통만큼은 내 슬픔의 언어, 감정의 뿌리, 모국어로 말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모국어로 말한들 과연 그게 온전히 전해질까?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다면, 당장 그 자리에서 일어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나무 앞으로 간다. 그리고 나무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서서 그 나무를 바라본다. 핵심은 바람을 보는 것이지만, 그건 눈에 보이지 않으니 나뭇잎과 가지의 흔들림으로 알아차릴 수밖에 없다. 가만히 서 있는 나무들도 바라보다보면 언젠가는, 그리고 어딘가는 반드시 흔들리게 돼 있다. 자막의 설명에 따라 나도 화면의 나무를 바라봤다.
(김연수, 「수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