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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6607269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3-10-16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플라톤의 동굴을 빠져나와 우리의 세계로 한 발 한 발 전진하는, 그리하여 19세기의 태양을 향해 당당히 걸어나가는 나르시스라는 인간의 이미지는 하나의 오류임이 증명된 셈입니다. 대신 그의 내부에 두 명의 인간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지요. 하나는 오래전부터 지하 감옥에 갇힌 채 빠져나오려 발버둥 치는 뱃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그 뱃사람을 악착같이 막아서며 드잡이하는 고약한 야만인입니다. 뱃사람이 이기곤 하지만, 매번 그런 건 아니고 또 이따금 져 주기도 한답니다.
그의 살갗에 새겨진 문신이 그가 죽는 날까지 온전하게 남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가 살아온 기억은 그의 뇌리에 끝까지 남아, 결코 그를 완전하게 놓아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한 사람의 내면에 두 사람이 공존하며 서로 다투고 있다니, 참으로 기이한 생각이지요. 하지만 다른 식으로는 그를 이해할 방도가 없습니다.
하느님은 그런 그에게, 무시무시한 야만인들 속에 내동댕이쳐져 18년이나 지내야 하는 끔찍한 시련을 마련해 두었던 것이죠. 그는 결코 절망하지 않았고, 자신의 운명을 주님의 손에 맡겼습니다.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은 잊었을지언정 - 그걸 비난할 사람이 있을까요? - 그는 모든 의미에서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진 사람이었습니다.
나르시스가 지금까지 밟아 온 도정은 오직 한 방향으로, 보다 높은 경지를 향해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우리는 잊어선 안 되지요. 나르시스에게 어떤 확실한 길잡이도 없다는 사실을 우린 명심해야 합니다. 제2의 오디세우스로서, 그는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자신의 ‘이타케’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