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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6657226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4-05-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_ 5
제1부 햇볕이 쨍쨍한 날에 길고양이들이 태어난다
거리 _ 14
날씨 _ 15
유의 _ 16
은산철벽 _ 17
봄날의 점집 _ 18
감기 _ 19
적도 _ 20
햇볕이 쨍쨍한 날에 길 고양이들이 태어난다 _ 21
江 _ 22
카페의 사실 _ 23
바나나 _ 24
그린란드 바닷가에서
바다표범이 사라지는 순서 _ 25
이모는 사막에서 온 鹽夫처럼 _ 26
봄 _ 28
팔자가 제법 더러운 _ 29
遠景 _ 30
입술에 묻은 밥풀을 떼어 입 안으로 넣을 때
들었던 예순 다섯 가지 생각 _ 32
和順, 첫눈 _ 35
都市 _ 36
중독인 _ 38
봉선동에는 학원이 너무 많아 _ 39
임금 _ 40
방림동 _ 42
목포 2 _ 43
더 질긴 고무줄을 구해와야 하지 않겠는지요 _ 44
제2부 발해로 가는 저녁
우리는 모두 그 불빛 아래로 _ 48
不忍 _ 49
서정시가 아니어도 된다 _ 50
새들의 무렵 같은 _ 52
서정시 같았다 _ 53
저녁의 연극 _ 54
좋은 날 _ 55
발해로 가는 저녁 _ 56
내 마음의 서쪽 _ 58
마루 _ 60
사과를 깎았던 저녁 _ 61
와온에서 _ 62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_ 64
너라고 쓴다 _ 66
사랑의 일초 1 _ 68
십만 년의 사랑 _ 70
별 물 _ 73
제3부 천천히 와
콩잎은 바람결에 흔들렸던 거디었다 _ 76
하늘이처럼 시를 읽었다 _ 78
치욕에 대하여 _ 80
천천히 와 _ 81
저, 감옥 _ 82
저녁의 시 _ 83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_ 84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_ 86
은빛 비늘의 순간 _ 88
참, 작다 _ 89
구석 _ 90
토란잎 우산 같은 것에 대하여 _ 91
시에게 미안하다 _ 92
슬픈 일 앞에서는 _ 93
마흔 살 너머, 새벽 기차 _ 94
나는 아직 사랑의 시를 쓰지 못하였네 _ 96
호된 옛 노래 _ 98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 _ 99
제4부 풍경은, 옛 연못을 지웠을지라도
순간의 和音 _ 100
그리움 _ 102
들쑥 향내는 바람에 날리고 _ 103
시는 쓰러지거라 _ 104
리발 황씨 _ 105
봄 밤 _ 106
저문 꽃 뒤에서야 _ 108
운주사 臥佛 _ 109
풍경은, 옛 연못을 지웠을지라도 _ 112
흰 길이 떠올랐다 _ 114
봉숭아 꽃물 _ 116
한평생 _ 118
궂은 날 _ 120
지난밤의 하느님 _ 122
먼 길 _ 123
옛집 마당에 _ 124
春陽行 _ 126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린란드 바닷가에서 바다표범이 사라지는 순서
바다표범 한 마리는 미루나무 꼭대기에 닿았다가 옥수수 줄기와 이파리들을 스치더니 산딸나무 어린 가지를 적시고 구절초 꽃잎 위에 내려앉아 보였다가 시냇물 속으로 낮아져 가버렸습니다
빗방울 하나가 그린란드의 바닷가에서 사냥개에게 물리고 썰매 견에게 실려와 사냥꾼 아내의 요리를 맛보았다가 식탁의 접시 위로 사라지던 순서도 마찬가지 같았습니다.
거리
초록 털의 원숭이를 찾아 거리를 떠난 친구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런 일도 따라가보지 못한 엉덩이가
빨개졌다
나뭇가지 위에 사는 친구를 알아보게 되기까지
거리가 필요했다
몇 거리나 되었다.
날씨
시냇가에서 자랐으므로 손금이 파란 날이 많았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늘었고 혼자서 날씨를 헤아리는 일탈이 소중했다 교실 안에는 더러 시냇가에서 온 아이들이 티눈처럼 박혀 있었으나 좀처럼 서로에게 손금을 보여주지 않았다 함께 종이배를 접으러 갔던 어느 가을에 한 아이의 손바닥에서 나뭇잎 냄새가 났다
종이배에 담겨서는 멀리 갈 수 없었다 바닥에 물이 차는 꿈에서 깨면 손금들이 모두 드러나 버린 상한 날들이 흘러와서 고여 있었다 내일의 날씨를 미리 알아맞혀야 하는 계절도 찾아와 제 발등을 내려다보는 중이었던 것 같았다 시냇물처럼 어디론가 뿔뿔이 헤어져야 하였으나 시냇물은 어디선가 다시 모여도 종이배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을 날씨는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