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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설 (지은이)
  |  
자음과모음(이룸)
2011-06-09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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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환영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075661
· 쪽수 : 200쪽

책 소개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장편 <나쁜 피>를 2009년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작 4편에 올리며 쟁쟁한 선배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서 크게 주목을 받았던 소설가 김이설의 두 번째 장편소설. '가족'을 위해 몸과 마음을 던져 고통스러운 현실과 치열하게 싸워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목차

1. 왕백숙
2. 그따위의 나날들
3. 삼복더위
4. 최악과 최선
5. 어서 오세요

작가의 말

저자소개

김이설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열세 살〉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오늘처럼 고요히》 《잃어버린 이름에게》 《누구도 울지 않는 밤》, 경장편소설 《나쁜 피》 《환영》 《선화》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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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남편의 얼굴은 부옇게 살이 올라 있었다. 아이는 자고 있다. 책상 위는 아침과 그대로였다. 무슨 수를 써야 한다면 그게 오늘이어야 했다. 나는 냅다 밥상을 뒤집었다. 남편의 벌린 입에서 밥풀이 후둑 떨어졌다.
참을 만큼 참고도 더 참아야 하는 건 가족이었다. 남은 반찬만 갖다 버릴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식구도 갖다 버렸으면 싶었다. 앓아누웠던 아버지가 죽기까지 그 생각을 버린 적이 없었다. 걸핏하면 용돈 좀 보내달라는 준영이나 빚 독촉 전화를 대신 받게 하는 민영도 마찬가지였다. 밥만 축내면서 밤이면 취하다시피 잠든 마누라 배 위에 올라타 남자 행세 하려는 남편도 꼴 보기 싫었다. 가족이어서 더 그랬다.
화가 치솟으면 나도 모르게 밥상을 뒤엎고, 물건을 던졌다. 한번 상을 엎으니, 다음은 어렵지 않았다. 내 화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에게 이런 기질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렇게 불같이 화를 내면 남편은 어쩌지 못하고 아이만 끌어안고 오도카니 서 있었다. 먹여 살려야 하는 저 둘 때문에 울고 싶었다.


별채의 천장을 보며 누워 있으면 남자의 거친 숨소리 사이사이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들리지 않던 그 소리가 점점 커지고, 선명하게 들리다가, 나중에는 콸콸콸 쏟아지는 소리로 들렸다. 내가 물속에 있는 것처럼 세상이 온통 물소리로만 채워진 것 같았다.
일을 끝내고 별채에서 나오면, 나는 꼭 물가에 들러 한동안 서 있곤 했다. 물은 느리고, 또한 무심하게 흘렀다. 시간도 그렇게 흐르기 마련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쪼그려 앉아 손을 씻었다.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면 정신이 번쩍 들었고, 나는 다시 왕백숙집 여자가 될 수 있었다.


도로의 차는 대부분 물가의 식당으로 들어갔다.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대체로 우리 같은 사람들일 것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몸을 써야만 하는 사람들, 몸 아니면 돈 버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 다른 방법을 차마 꿈꿔보지 못한 사람들, 다른 이들에게는 가능한 꿈이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 구부정한 허리로 느린 걸음을 걷는 이들이었다. 이모님은 언니에게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말하라고 다그쳤다. 얼마나 진행이 된 것이냐, 고칠 수는 있느냐, 보험 같은 건 들어뒀느냐…….
수술 같은 건 꿈도 꾸지 마. 우리 같은 형편에 아프기까지 해? 그게 가장의 도리니? 엄마가 누운 아버지를 내려다보며 매몰차게 말했다. 남은 식구들 고생시키고 죽기만 해봐. 내가 먼저 죽일 거야. 아픈 아버지는 대거리를 하지 않았다. 그게 엄마 속을 더 뒤집는 모양이었다. (……) 나와 민영은 시도 때도 없이 소리 지르는 엄마를 말리지 못했다. 민영의 등록금을 구하려고 온 식구들이 한창 혈안이 돼 있었다. 그런데 병원비와 약값까지. 답이 없었다. 아버지도 간암이었다. 얼마나 아팠는지 자기 발로 찾아가 검사를 받고 알게 된 병명이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는 말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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