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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646083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5-07-14
책 소개
그 곳으로 돌아가는 길은,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
한국문학 앤솔러지 ‘얽힘’의 두 번째 프로젝트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가 출간되었다. 얽힘 2기에는 한국 문학의 중심에서 굵직한 작품들로 독자들의 신뢰를 받아온 김이설, 이주혜, 정선임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한때 익숙했지만 이제는 흩어져 버린 사람과 장소, 기억을 마주하는 마음을 테마로, 각자의 방식으로 얽힘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그렇게 완성된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에는 이주혜의 「할리와 로사」, 정선임의 「해변의 오리배」, 김이설의 「최선의 합주」가 수록되어 있다. 세 작품은 첫사랑, 낯익은 동네, 그리고 한 시절의 추억과 상처가 깃든 장소로 돌아가는 여정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책의 마지막에는 작가들이 서로에게 던진 질문과 답변을 담은 「얽힘 코멘터리」가 수록되어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의 기획부터 집필까지 세 편의 소설이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소설뿐만 아니라 세 작가가 어떻게 얽히게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작품의 독립적인 성취뿐만 아니라, 이들이 모여 함께 도달한 문학적 지점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낯익은 동네, 첫사랑, 그리고 그때의 너와 나.
그 곳으로 돌아가는 길은,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
앤솔러지 ‘얽힘’ 두 번째 프로젝트.
김이설, 이주혜, 정선임이 함께 만들어 낸
한번 흩어진 것들로 향하는 마음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
새로운 형식의 한국문학 앤솔러지 시리즈 ‘얽힘’의 두 번째 이야기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가 출간되었다. 얽힘(Entanglement) 시리즈는 우리의 삶이 개별적이면서도 우주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문학적으로 구현한다. 세 명의 작가가 독립적인 소설을 쓰면서도 서로의 세계관과 소재를 공유하며 하나의 책으로 엮어내는 프로젝트다. 작가들은 앤솔러지의 테마를 함께 정하고, 각자의 작품 속에 다른 작가의 장소나 키워드를 끌어오기도 한다. 결국 연결고리가 드러나기도 하고 또 숨어있기도 한, 얽혀 있으면서도 독립적인 세 편의 단편소설이 완성된다. 독자들은 소설을 읽으며 예상치 못한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또 그렇게 연결된 이야기가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듯 이 한 권의 책 속에서 확장된 세계관으로 나아간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얽힘’ 2기에는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중심에서 굵직한 작품들로 독자들의 신뢰를 받아온 김이설, 이주혜, 정선임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첫사랑, 익숙한 동네, 지나간 시절의 상처를 테마로, 그 시절을 떠나온 누군가가 다시 그곳을 찾아가는 낯선 여정을 각자의 언어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세 작품 이주혜의 「할리와 로사」, 정선임의 「해변의 오리배」, 김이설의 「최선의 합주」는 각기 다른 서사이지만, 전주에서 인천으로 이어지는 공통된 장소를 배경으로 삼고 있어, 책을 따라 읽다 보면 마치 세 명의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또한 추억과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보편적인 정서를 입체적으로 담아냄과 동시에, 익숙했던 것들, 그 시절의 나에게 이별을 고하며 낯선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 결연한 마음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작가들이 서로에게 던진 질문과 답을 담은 「얽힘 코멘터리」가 수록되어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기획부터 집필까지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작품의 성취뿐만 아니라, 이들이 모여 함께 도달한 문학적 지점을 함께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얽힘 시리즈 소개
‘얽힘’은 다람의 문학 앤솔러지입니다. 세 명의 작가가 쓴 세 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됩니다. 각 소설은 독립적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연결고리를 찾아낼 것입니다. 그렇게 연결된 이야기는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듯 확장된 세계관을 향해 나아갑니다.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001 성혜령 이서수 전하영 『봄이 오면 녹는』002 김이설 이주혜 정선임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003 서장원 이선진 함윤이 (출간 예정)004 예소연 전지영 한정현 (출간 예정)005 연여름 조우리 황모과 (출간 예정)
목차
이주혜 할리와 로사
정선임 해변의 오리배
김이설 최선의 합주
얽힘 코멘터리
기획의 말
책속에서
이주혜 「할리와 로사」
할리는 영영분식의 사장님이 그렇게 많이 시켜서 다 먹을 수나 있겠느냐고 물어보지 않아서 좋았다. 로사와 둘이 식당에 가서 양껏 시켰다가 다 먹을 수 있겠느냐는 쓸데없는 질문이나 무슨 아가씨들이 이렇게 많이 먹느냐, 그래서 애인이 생기겠느냐는 무례한 말까지 들으면 당장 입맛이 달아났고, 보란 듯이 꾸역꾸역 먹다가 체한 일도 많았다.
우리에겐 선택지가 두 개 있어. 하나는 다시 한옥마을로 돌아가 한지길을 훑어 보고, 내처 경기전과 전동성당까지 보는 다소 빤한 관광 코스야. 또 하나는 한옥마을 반대쪽으로 가서 치명자산 천주교 성지를 보고 오는 아주 특별하고 거룩하며 기억에 남을 만한 코스고. 할리는 로사의 말솜씨에 웃음을 터뜨렸다. 웃을 일은 아니야. 아무래도 산이라 올라가기가 쉽지는 않거든. 괜찮겠어? 그 저질 체력으로 괜찮겠냐는 말일 것이다. 할리는 잠시 망설였다. 한옥마을 방향을 굽어보고 이내 몸을 돌려 치명자산 쪽을 올려다보았다.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 할리는 저절로 떠오른 그 말을 구호 삼아 따르기로 했다.
저 아래 시내에 불빛이 하나둘 켜졌다. 건물들은 이제 별자리처럼 이어지는 조명의 윤곽으로만 남았다. 할리는 빛과 어둠의 교대식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고작 흙 한 줌이 돌아왔는데, 그것을 우리는 귀향이라 부를 수 있을까? 할리는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무엇을 참는지도 모르고 한껏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