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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076798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마닐라에 비는 내리고
선택
라운딩
나는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걸 좋아한다
악의 꽃, 바카라
체인징 딜러
호텔 마닐라 베이
도박의 역설
현대판 금광
클라크
앙헬레스
제로 제니
10분 안에 일어날 수 있는 일
편안한 족쇄
물소 떼
투계
타가이타이 가는 길
돈의 힘
아닐라오
러시안 룰렛
딥 다이빙
빅 딜
겐팅 하일랜드
국경 넘나들기
홍콩, 마카오, 뒷골목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도박에만 프로
본전, 잃은 자의 향수
그 질문에 그 답
도박을 위한 도박
같은 게임은 없다
당신의 패를 보여줘
―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놈들이 가진 것도 순 엉터리 총이었어요. 어떻게 륙색 하나 제대로 못 뚫는지…….”
당시 정황을 잘 알고 있는 톰이 덧붙였다.
“그기 다 돈심이었는기라. 돈심.”
박이사의 사투리 식 표현에 현은 피식 웃음이 났다. 돈의 힘.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건 돈뭉치의 힘이었다. 환전소에서 현찰 뭉치를 챙겨 넣은 후 배낭은 현의 등을 떠나지 않았다. 수백 장 빳빳한 지폐의 밀도와 부피감이 만들어낸 일종의 방탄벽이었던 것이다. 돈의 활용도란 이렇듯 상상을 초월한다.
황금빛 꿈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를 현은 잘 알고 있었다. 행운의 여신이 내미는 손조차 거부했다. 대신 폐허 같은 어둠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길고 긴 어둠의 갱도 끝에 어쩌면 진정한 황금의 땅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금궤에 열광하던 그들을 단죄라도 하듯, 그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현이 도달한 곳, 그곳이 여기였다. 아니, 또 한 번의 선택이 있었지. 곱슬머리 사내가 내밀었던 선물. 둘 중 하나 택하시지. 몸을 팔 것인지 영혼을 팔 것인지……. 그때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그저 본능에 따랐을 뿐이다.
그는 한때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악명 높은 바이러스를 예로 들었다. 생존 기반인 숙주마저 파괴하는, 치명적 한계를 지닌 바이러스. 진화한 바이러스는 숙주에게서 한껏 영양을 취하면서 그것과 끝까지 같이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니까 카지노 혹은 도박이라는 바이러스는 숙주인 게이머가 건강하게 살아남도록 공생을 모색하는 존재로 끊임없이 진화, 변신해야 한다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