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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6457334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5-03-21
책 소개
목차
딸꾹질
이상한 나라의 하루: 당근이세요?
오월의 생일 케이크
개를 보내다
작가의 말
수록 작품 발표 지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386이라는 말만 나오면 엄마 아빠는 마치 숫자 놀이라도 하듯 온갖 수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4·19, 5·16, 5·18, 10·26, 6·29, 5공, 6공까지 버스 번호 같은 헛갈리는 숫자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 얘기를 듣고 있으면 나는 머리가 어질어질할 지경이다. 엄마 아빠가 예전에 살았던 세상은 어느 수학자의 말대로 세상이 온통 수로 이루어져 있었던 모양이다.
「딸꾹질」
아빠는 ‘이변’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르게 얘기했다. “이런 이변이 있어야 세상은 살맛이 나는 거야.” 엄마도 끼어들었다. “맞아, 이렇게 한 번씩 숨통을 틔어야지. 세네갈이 프랑스를 이기고, 한국이 이탈리아를 이기고…….” 아빠도 신나게 말을 받았다. “흑인이 백인을 이기고, 작은 놈이 큰 놈을 이기고…… 공 하나가 그 모든 걸 가능케 해 주니 얼마나 대단해!”
「딸꾹질」
“3개월을 고민했어, 졸업장 놓고 저울질하며…….”
저울질에서 졸업장과 겨룬 것이 뭐였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짐작이 가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아니 그것이 뭔지 너무도 분명했기 때문에 따져 물을 수도 없었다. 그 고민의 3개월이 내 눈에 선히 그려졌다. 어둠 속에서 탯줄로 연결된 그 무엇이 엄마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었거나, 요람에서 사지를 버둥대며 앵앵거리고 있었을 터였다.
「이상한 나라의 하루: 당근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