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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7511886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05-07-01
책 소개
목차
이것은 속임수?
감사하다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아
무지개를 보면서 죽다
목소리는 배에서 내라
평범하게 죽다
그런 거야?
그건, 그건 말이야
그러면 좋겠는데
헛간, 헛간
특이해?
그럼, 어쩐담
아무것도 몰랐다
산 속의 백화점 호소카와
할 수 있습니다
남의 토끼
수수께끼의 인물 '하야시 씨'
돈으로 산다
- 후기
리뷰
책속에서
하나님도 부처님도 없다 -그리고 나는 불쾌한 기분을 지닌 채 65세가 되었다.
나는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었다. 자식들이 성장하고 나서, 내게는 아무런 역할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갈팡질팡할 뿐이며, 그날그날을 살고, 먹고, 싸고, 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깔깔대며 웃고, 시선은 하늘보다 지면을 향하며, 봄의 징조인 머위 꽃대를 찾으러 가서 감동하고, 도둑처럼 머위 꽃대를 모아다 조림을 만들어 밥에 얹고는 '맛있다'고 말한다. 지면에 활짝 핀 팬지와 이름 모를 작은 흰 꽃을 쭈그리고 앉아 언제까지나 바라본다.
나는 죽지 않았다. 날마다 밥을 먹고, 싸고, 잔다. 아라이 씨의 집으로 채소를 받으러 가고, 에리코 씨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대접받고, 사토 부부와 사쿠[佐久]의 쟈스코 쇼핑센터에 있는 백엔숍에 가고,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게 문병을 가고, 여동생과 싸우고, 텔레비전을 보고 열이 받는다. 열이 받을 때면, 매년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져가는 걸 느낀다. 노인이라는 존재는 14세 소년처럼 열이 잘 받나? 열 받는 정도가 심해져가는 건 나만 그럴까? 혼자 살고 있는 나는 문득 문득 불쾌해졌다. 걱정이 돼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