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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7512142
· 쪽수 : 300쪽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보세요."
(실례지만 이서연 씨 되십니까?)
소음에 뒤섞여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에 서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낯선 음성인데.
"네, 제가 이서연입니다. 그런데 누구시죠?"
(여기는 강동 경찰서입니다.)
경찰서? 한 단어에 수화기를 움켜쥔 그녀의 손에 힘이 모아졌다. 뒤이어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주워섬기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건 귓등을 스쳐 지나가 버렸다. 경찰서에서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일까?
"그런데...요?"
(지금 당장 서로 좀 오셔야겠습니다.)
순간 다리에서 힘이 풀렸다. 무너지듯 소파에 주저앉은 서연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뛰는 심장을 꾹 눌렀다. 이건 왠지 불길하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단번에 훑고 지나가는 날카로운 감각은 왠지 모르게 불길하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 주세요."
남자가 머뭇거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이었다. 그걸 예민하게 감지한 그녀의 신경은 터질 듯 날카로워졌다.
(확인을 좀 해주셔야겠습니다. 오늘 한강 하류에서 발견된 사체에서 몇 가지 소지품이 나왔는데, 신원 조회를 해보니...)
사체? 아니다. 설마 아닐 거다. 부숴버릴 듯 꽉 쥐고 있던 수화기가 그녀의 손에서 미끄러졌다.
(이서연 씨? 이서연 씨 들리십니까?)
바닥에 쓰러진 서연의 귀에 윙 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급하게 자신을 찾는 남자의 목소리가 그 소음에 섞여 들었다. 대답해 주어야 하는데. 그 시체가 아빠일 리가 없다고 말해 줘야 하는데. 그러나 서연의 눈은 천천히 감기기만 했다. 바르르 떨리는 입술은 차마 벌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