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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7512050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04-02-11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 그렇지."
그제야 좋은 말이 생각났다는 듯 유희는 손가락을 부딪치며 '딱' 소리를 냈다. 대기실에 울려 퍼지는 소리에 여자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어느새 신부의 곁에 다가선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여자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이지혜 씨, 결혼 축하해요. 앞으로 안영준 씨와 행복하게 잘사실 거예요.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영준 씨가 정력 하나는 걸출하거든요."
코끝을 간질이는 파우더 향에 눈썹을 찡그리며 유희는 말을 이었다. 물론 매서운 시선은 여자의 배 부분을 떠나지 않았다.
"4개월이라 그랬던가? 내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4개월 전에 영준 씨 굉장히 바빴거든. 월요일 밤엔 나랑 만나고, 화요일은 지혜 씨랑 놀고, 수요일엔 또 나랑 만나고... 체력도 좋지. 그 사람 보통 남자가 아니거든. 안 그래요?"
여자의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것을 보며 유희는 몸을 일으켰다. 달짝지근한 파우더 향이 기분을 더욱 저조하게 만들었다.
"이젠 그 정력 지혜 씨 혼자서 독차지할 테니 두고두고 행복할 거예요."
복도에서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몸을 돌린 유희는 매끄러운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럼 평생토록 행복하게 살아요."
재잘거리며 대기실에 들어서던 여자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런 여자들을 스쳐 지나간 유희는 천천히 홀을 가로질렀다. 등 뒤로 비명 같은 여자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맙소사, 저 여자 정유희 아냐!"
"너네 신랑 전 약혼녀잖아!"
"너 괜찮니?"
그 순간 쓴웃음이 터졌다. 왜 아니겠어. 새파랗게 어린 계집애한테 제 약혼자나 빼앗기는 바보 같은 여자, 정유희가 바로 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