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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7514719
· 쪽수 : 360쪽
책 소개
책속에서
기사들은 처음 한자리에 모였을 때 아무 것도 없는 방 안에 덜렁 놓인 거대한 원탁을 보고 놀랐다. 아더는 자기 자리에 서서 말했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여기 원탁 앞에 모였소. 위도, 아래도, 계급도, 더 중요한 이도, 덜 중요한 이도 없는 이 원탁 앞에." 기사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 자리에 모인 어느 기사도 지휘관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아더는 계속했다.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에게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소. 이 원탁 앞에 모인, 이 기사단에 든 우리는 모두 평등하오."
그가 다시 자리에 앉아서 많은 기사 중 한 명이 되었다. 랜슬롯이 일어서서 포도주 잔을 높이 들었다. "아더 만세!" 그가 말했다. 다른 기사들도 일어서서 잔을 들고 응답했다. "아더 만세!" 아더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들 모두 자신들의 무리에 지도자가 있으며, 그게 누구인지도 알았고, 그 사실을 기쁘게 인정했다.
아더는 방 안을 둘러보며 혼자만의 미소를 지었다. 그 방 안에는 수많은 추억들과 위대하고 충성스런 기사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기사들은 밴돈 힐 위에 있는 기사의 묘지에 누워 있었다. 묘지 너머로는 하드리안 성벽의 정문이 보였다. 기사들의 뼈는 그들이 쓰러졌던 전장의 어딘가에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남아 있었지만 잊혀지지는 않았다. 그 모든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아더의 머릿속에 처절하게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