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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오랑

내 이름은 오랑

하유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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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오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내 이름은 오랑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070290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4-09-27

책 소개

어느 날 풀밭에서 눈을 뜬 ‘오랑’. 분명 인간이었던 자신이 하루아침에 고양이가 되었다는 사실에 당황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기억나는 건 단 4가지. 인간, 여자, 중학생, 부모님과 거주. 오랑이는 과연 사람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자소개

하유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산과 고양이, 탄수화물과 각종 형태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지은 책으로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독고의 꼬리』 『3모둠의 용의자들』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 『우정 시뮬레이션을 시작하시겠습니까』 『내 이름은 오랑』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새벽의 방문자들』 『나를 초월한 기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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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눈을 떴다. 하늘이 보인다. 내가 웬 풀밭에 누워 있다. 나무 그루터기 주변으로 듬성듬성 드러난 흙바닥. 뭐지, 꿈인가? 아니면 잠든 나를 엄마가 내다 버렸나? 폭풍이 휘몰아쳐서 벽과 지붕이 날아갔다든지? 주변 풍경도 이상하다. 먼지 쌓인 유리창으로 내다보듯 뿌옇고 누렇다. 코앞은 그나마 또렷한데, 저 뒤쪽 풍경은 물 묻은 손으로 문질러 지운 수채화처럼 흐릿하다. 그리고 뭐랄까, 세상이 커졌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다. 그루터기도 그렇고 돌멩이나 새도 평소보다 훨씬 커 보인다. 눈곱이라도 꼈나 싶어서 손으로 눈을 비비려는데, 으익! 손이 아니라 발이잖아! 그것도 털 달린 발!
나는 “캬옹!” 하고 비명을 내지르며 일어난다. 그래 봤자 두어 뼘짜리 그루터기보다 낮은 키. 세상이 커진 게 아니라, 내가 작아진 거였다. 몰랑몰랑 찹쌀떡 같은 발, 짧은 다리, 끝마디가 구부러진 꼬리. 네발 달린 동물인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하려면 거울, 거울이 필요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재활용 쓰레기장이 눈에 들어온다. 혹시나 싶어 가 보니, 누가 쓰레기장 안에 금 간 거울을 버려 놨다.
하얀 몸통에 점점이 박힌 얼룩무늬, 뾰족한 귀, 밝은 빛에 동공이 좁아진 눈. 그러니까 나는, 고양이다.


고양이가 된 지도 사흘째. 나는 고양이풀이라도 된 듯 화단에 숨어 지낸다. 고양이가 돼서까지 진 빠지는 달리기와 폭풍 잔소리에 시달리기 싫어서다. 아파트 단지 안을 돌아다니다가 차차나 아라와 마주쳤다가는 쫓기거나 한바탕 훈계를 들을 테니까. 한 번뿐인(설마 아홉 번은 아니겠지!) 묘생, 피곤하게 보내고 싶지 않다. 우락부락한 대장 고양이 성향도 어떤지 파악하지 못했고. 장수 할배는 이 구역 대장의 마음씨가 좋다고 했지만 글쎄, 겪어 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다. 난 지금 요만한 떠돌이 고양이니까,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
밤이 돼 공기가 쌀쌀해졌는데도 장수 할배가 추천한 지하실로는 안 간다. 사실은 못 가는 거지만. 깜깜한 지하에서 쥐라도 마주치면 어떡하려고! 난 쥐가 무섭단 말이다. 며칠간 고양이로 지내 보니 고양이 눈은 밤에 잘 보이고, 특히 움직이는 사물을 잘 본다. 그러니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쥐가 얼마나 잘 보일까, 으으.
가로등이 켜지자 내 기억에도 반짝, 불이 들어온다. 계단을 한 층씩 오를 때마다 켜지는 센서 등, 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와 겹쳐 울리는 단조로운 기계음.
나는 번쩍 눈을 뜬다. 그새 졸았나 보다. 잠에서 깨어났는데도 머릿속에서는 띠리리리 멜로디가 울린다. 내가 살던 연립 주택의 초인종 소리다.
“그래서 난 대체 누구냐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본래의 나. 잃어버린 나.
“아빠, 야옹이! 야옹이가 야옹거렸어!”
길을 지나던 귀 밝은 아이가 외치더니 야옹이를 찾는다며 사방을 헤집고 다닌다. ‘야옹이가 아니라 오랑이란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눈에 띄지 않으려고 몸을 웅크린다. 야옹이 대발견의 희생물이 됐다가는 들킨 야옹이만 귀찮아질 테니.


시아는 서랍장에서 카디건을 꺼내 입는다. 오늘부터 기온이 뚝 떨어져서 제법 쌀쌀하다. 침대에는 가을용 솜이불이 깔려 있다. 따뜻하고 푹신한 이불을 덮고 잠들었다가 커튼 틈으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에 눈뜰 때마다, 시아는 자신이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고양이로 살 때는, 견딜 만한 시기가 길지 않았다. 보통은 덥거나 춥거나, 둘 중 하나였으니까. 더울 때는 몸에 작은 상처만 나도 까딱 잘못하면 곪고 덧났다. 그리고 추울 때는…. 시아는 그 시절의 혹독한 추위가 떠오르자 카디건을 여미며 부르르 몸서리친다. 길고양이에게 겨울은 죽음의 계절이나 마찬가지다. 그 무서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거울 앞에 가서 선다. 점심시간에 겨리가 넝쿨처럼 땋아 준 머리, 벗으면 얼굴이 가벼워지는 안경, 알고 보니 아주 편리한 신체 기관인 손과 팔, 점프 실력이 형편없는 다리, 이게 나라니! 봐도 봐도 신기하다.
시아는 ‘그 고양이’가 어디 있는지 안다. 유독 몸집이 조그매서 다른 고양이들이 꼬마나 꼬맹이라고 부르던 그 고양이는 지금, 개나리 아파트에서 지낸다. 원래 살던 곳은 이 근처였던 것 같은데, 어쩌다 거기까지 갔을까. 시아는 고양이 시절에서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도 겨리의 스마트폰에서 하얀 몸에 짙은 얼룩무늬가 진 고양이를 본 순간 깨달았다. 얘는 나잖아! 그러자 곧 들이닥칠 추위를 그 조그만 몸으로 견뎌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뒤따랐다. 시아는 집과 학교에서 따뜻하게 지낼 텐데 말이다. 그렇다, 시아는 지금 길이 아니라 집에 있다. 겨울 추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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