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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072591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인생을 뒤바꾼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2주간의 ‘특별수업’
1. 해바라기 반으로 가게 된 카 짱
2. 일생일대의 똥 사건
3. ‘엄만 나보다 고양이 치코가 더 좋은가 봐!’
4.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2주 동안의 과외수업
5. 학급 대표 히가시와의 경쟁
6. 이상한 인기투표
7. 눈물바다가 되어 버린 졸업식장
역자후기
‘1+1=11’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선생님
리뷰
책속에서
“빨리 대답하라니까!”
어머니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험악한 투로 말했다. 그래도 대답을 못하자 어머니는 왼손에 들고 있던 잣대를 천천히 오른손으로 바꿔 쥐었다.
찰싹―!
어머니는 카 짱의 반바지 밖으로 나온 허벅지를 때렸다.
“아야얏!”
카 짱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비명을 올렸다. 하지만 어머니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이걸 왜 몰라! 어째서 너는 그렇게 팔푼이냔 말이야!”
팔푼이라는 건 어딘지 좀 모자라다는 뜻으로 바보보다는 약간 나은 말이라고나 할까.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못한다는 뜻일 것이다.
“몇 번을 가르쳐줘야 알겠어, 이 바보야!”
찰싹, 찰싹, 찰싹!
어머니는 무시무시한 얼굴로 대나무 잣대를 카 짱의 양쪽 허벅지에 가차없이 내리쳤다. 카 짱은 그때마다 비명을 지르며, 한여름 뜨거운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어갈 때처럼 왼발 오른발을 번갈아 깡충깡충 뛰었다. 양쪽 허벅지에는 지렁이가 기어간 듯한 자국이 생기고 정말로 아팠지만, 카 짱은 울지 않았다.
이제는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매를 맞을 때는 카 짱보다 어머니가 더 괴로운 얼굴을 하며 울었기 때문에 울 기회마저 잃어버렸던 것인지도 모른다. 때리기에도 지쳤는지, 아니면 그제야 좀 정신이 돌아왔는지, 어머니는 발판에서 내려와 카 짱의 어깨에 두 손을 얹었다.
“잘 들어, 츠카사. 공부를 안 하면 진짜로 바보가 돼. 그러면 두고두고 살기 힘들어지니까 엄마가 이렇게 엄하게 하는 거야, 알겠어?”
어머니는 또다시 앞치마로 눈물을 훔치며 애가 타는 듯 말했다.
“응…….”
카 짱도 항상 하던 대로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공부를 못하면 어째서 살기 힘들어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카 짱이 가장 좋아하는 외할머니는 글자도 못 읽고 산수도 못하지만 살기가 힘든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에 한 번 그런 얘기를 했다가,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만 골라 하냐며 된통 꾸지람을 듣고 호되게 두들겨 맞았다. - 12~14쪽 중에서
“그렇겠지. 글씨를 모르면 만화나 책도 못 읽고 편지도 못 써. 산수를 못하면 물건을 사러 갔는데 거스름돈을 슬쩍 속여도 아무것도 모르겠지? 자, 그러면 우선 어디까지 모르는지 선생님한테 알려줄래? 어디 보자, 이건 알고 있을까?”
모리타 선생님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칠판에 다가가 분필로 ‘1+1= ’이라고 쓴 뒤 카 짱을 돌아보았다. 카 짱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면 이거에다 이것을 더하면 얼마가 되지?”
선생님은 오른손 둘째손가락을 먼저 내밀고, 그 다음에는 왼손 둘째손가락을 내밀었다.
“2…….”
카 짱이 대답하자 모리타 선생님은 얼굴이 환해졌다.
“뭐야, 잘하는데? 그러면 칠판에 답을 한번 써 봐.”
그렇게, 몹시 기쁘다는 듯이 말하고 분필을 내밀었다. 카 짱은 분필을 받아들고 11이라고 썼다. 뭘 제대로 알고 쓴 게 아니었다. 갑자기 써 보라고 하니까 얼결에 그렇게 쓴 것이었다.
“아하, 그렇군!”
모리타 선생님은 감탄했다는 듯한 소리를 내며 말했다.
“분명 1에다가 1을 더하면 그렇게 되지. 하지만 카 짱, 이렇게 쓰면 십일이라고 읽는 거 아닐까?”
카 짱은 틀렸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지우려고 했다. 하지만 모리타 선생님은 카 짱의 손을 잡았다.
“아, 잠깐. 지우지 않아도 돼.”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칠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 짱은 이제는 틀렸다 하고 내심 포기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말했다.
“지금 막 생각이 났는데, 이렇게 하면 2가 되잖아?”
그리고 11의 위아래에 가로선을 그어 Ⅱ를 만들었다.
“이거 봐, 이것도 2야. 하지만 이건 로마숫자라는 거야. 본 적이 있니?”
카 짱은 어머니에게 매를 맞으며 배웠던 벽시계가 생각났다.
“본 적 있어요. 옛날 집에 있었던 벽시계에 그런 숫자가 있었어요.” - 103~107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