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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077800
· 쪽수 : 376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아이스드림 주차장으로 들어가 인라인스케이트를 민트 색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레슨 시작까지는 51분이 남았다. 해나가 나타난다면. 이번 달 들어 해나는 레슨을 네 번이나 빠졌다. 이유는 생리통, 감기, 배탈, 허벅지 결림. 그렇게 조금만 아파도 못 견디면서 전국 대회는 어떻게 나가겠다는 건지…. 나는 그 나이 때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메달을 땄다고. 그것도 발가락이 골절된 채로.
나는 뒤로 몇 걸음 크로스오버하며 추진력을 충분히 쌓았다. 그러곤 쪼그려 앉아 하이드로블레이딩(hydro-blading, 빙면과 거의 수평이 될 정도로 몸을 낮게 숙여 한쪽 다리를 뻗은 다음 스케이트날을 깊게 기울여 미끄러지는 피겨스케이팅 동작) 자세로 몸을 숙인 후 인사이드엣지(inside edge, 피겨스케이트의 안쪽 날)로 뒤로 미끄러지며 점점 더 얼음 가까이 낮게 몸을 펼쳐 완벽한 숫자 4 모양을 만들었다. 나는 양팔을 쫙 펼쳐 손가락 끝을 얼음에 스치며 점점 더 좁게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았다.
“와아.”
조나가 감탄의 소리를 냈다. 나는 무릎을 굽히고 팔을 휘두르며 인사했다.
“같이 해 볼래?”
“쇼트트랙스케이트로는 뒤로 못 가.”
“뒤로 갈 필요 없어. 그냥 몸을 숙인 다음 그 상태 그대로 더 낮추면 돼. 봐.”
나는 조나의 손을 잡은 다음 끌어당기며 출발했다.
다시 커브 지점에 도착했을 때 조나와 나는 손을 잡은 채 서로의 평형추 역할을 했다. 속도가 점차 빨라질수록 얼굴의 웃음이 커졌다. 우리는 조금 휘청거리며 일어섰다. 그러다 하마터면….
“끝내준다. 한 번 더 할까?”
조나가 내 손을 놓지 않고 말했다. 나도 조나의 손을 놓지 않았다.
“물론. 분명 더 잘할 거야.”
이번엔 조나가 나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