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현대철학 일반
· ISBN : 9788958202967
· 쪽수 : 428쪽
· 출판일 : 2015-05-27
책 소개
목차
|신념 토론 대회를 향하여|
축하연
왕가(王家)
익살꾼 광대를 조심하라……
안 좋은 소식
병문안
편지 세 통
다양한 종교들의 공동 의식
수도사
탐식가
전대미문의 대화
먹고 마시자 어차피 우린 내일 죽게 될 것이니까
이는 나의 몸이다
암흑 속의 빛
지진
어머니 아버지, 저는 죽게 되나요?
초완전범죄?
잉태 그리고……
……출산
|토론회 첫째 날 - 나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
토론 대회의 개막
세계 정복을 위한 세 가지 ‘종합적 체계’
발언자 소개
앞으로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면?
달팽이와 나뭇잎
씨앗과 라자로
철새와 다이아몬드
추위
다이아몬드와 소멸인가, 다이아몬드 아니면 소멸인가?
몰이해의 이해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면
터널 통과
|토론회 둘째 날 - 나는 무엇을 인식할 수 있는가?|
영혼은 있는가?
당나귀와 벌과 철학자
사색하지 않고서도 아는 것
지식 피라미드
비상…… 음모!
뇌와 의식
영혼과 육신과 지옥?
천사와 악마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설명될 때
학자와 미치광이
장난이 심하면 결국…… 싸움이 나기 마련
소동
거룩한 분절
모든 것이 명백해진 밤
경주의 핵심
쉬바와 샥티가 서로 껴안을 때
그날의 눈물
|토론회 셋째 날 - 나는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가?|
출판물과 중압감
공생?
삶의 알파벳
갈등의 연속인 삶
모든 것 안에 있는 거룩함
왕국을 겨냥한 위협
진리 중의 진리
진리가 바로 삶이다
타자(他者) 없는 일자(一者)
점진적인 진리……
세계 해독 공식
상반되는 진리들의 통일
아주 아름다운 여성
종합을 향해서
진정한 신뢰심
자아와 감동
위기에 처한 왕비
폭발적인 결정
|결국 진리란 무엇인가?|
병원에서의 왕정회의
걱정스런 재회
조사
귀로와 발전
불행과 조작
명상과 중재
이는 나의 피다
치명적 용의자
블라우스인가 아니면 수의(壽衣)인가?
추락 그리고……
……재발
국장(國葬) 그리고……
……축제 분위기의 식사
실수로 인한 체포
뼈다귀와 반지
부록
생에 관한 주요 입장들의 다양성과 복합성
정리(定理)들 중의 정리를 향해서
그날 밤 그가 찾아왔다
감사의 글
인용서적 및 인용구
정선도서 목록
책을 옮기고 나서
책속에서
“죽음이 가족들의 품에서 앗아가버린 시몽과 수많은 어린이들을 기억하며. 또 언젠가 재회의 날이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서. 언젠가 시몽이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와 신앙인 간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무신론자는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고, 불가지론자는 신이 존재하는지 아닌지 모르는 사람이며, 신앙인은 신을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해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시몽이, 그렇다면 우리 각자 안에는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와 신앙인이 모두 함께 존재하는 것 같다고 답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 본문 5쪽 중에서
“왕국의 분위기는 조용했고 우울하기도 했다. 사실 국민들은 무언가 큰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다고 느꼈다. 임금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자의 조언으로 자신이 가장 바라는 바를 감지했지만 진실한 삶을 알고 싶은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가장 ‘바르고’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닌, 또 모순되는 지혜들을 뒤섞어놓은 그런 삶도 아닌, 진실에 근거하는 삶을 찾고 싶었다. 임금은 ‘올바른 정치’니 ‘올바르고 정의롭게’라는 식의 표현들이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것에 역겨움을 느꼈다. 소수 단체들의 문제성 있는 윤리 가치관이 단지 소수라는 이유 때문에 또 타자를 존중해야만 한다는 이유 때문에 받아들여져야만 하고, 그래서 형이상학적 진리들을 모두 수용해야만 하는 것이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너무나 다른 신념들이 공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임금은 많은 공동체들이 공식적으로는 타자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회 평화는 그런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 개인의 사생활에서는 선택이 필요했다. 한 사람이 동시에 무신론자요 신앙인이거나, 영성적이면서 유물론자이거나, 유태인이자 무슬림이거나, 그리스도인이자 불자일 수는 없었다. 다양하고 상충되는 진리들 간에는 위계질서가 정해져야 하고 이에 따른 설명도 제시되어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리 할 수 있단 말인가?” - 본문 79쪽 중에서
“세 가지 종류의 주요 관점들이 우리 지성계를 지배하고자 서로 경쟁하고 있는데, 그 세 관점은 바로 유물론, 일신론, 일체론입니다. 우리 모두는 사실, 의식하건 못하건 간에 이 세 가지 세계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즉 동서양 유물론이 말하는 것처럼 우주의 모든 것은 결국 물질로 귀속된다고 보거나, 아니면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같은 일신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우주는 유일한 창조신의 창조물이라고 보거나, 그것도 아니면 힌두교, 불교, 그리스 사상, 중국 사상, 신이교도주의, 뉴에이지 같은 일체론이 말하는 것처럼 우주는 일체성의 한 유형이거나 아니면 영적 물적 실재로 분리될 수 없는 공생 체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유)일(총)체론(唯)一(總)體論’이란 말은 신조어인데, 이 개념은 실재가 근본적으로 신적인 것과 우주적인 것을 통일시키는 유일하고 총체적인 것으로 보는 관점들을 총칭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 본문 94~95쪽 중에서
“2+2의 답이 무엇인지 찾던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첫째 아이는 4라고 했고, 둘째 아이는 4.5라고, 세 번째 아이는 5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서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자 양극단을 제외한 중도 의견을 정답으로 결정하기로 했지요. 즉 2+2=4.5라고 말이지요. 모두 이 답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설전을 벌였지요. 그때 어떤 네 번째 아이가 나타나서 그 문제에 있어서 제일 현명한 답은 바로 답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2+2=?라는 질문은 답을 구할 수 없는 질문이라며 다른 아이들을 설득하기 시작했지요. 그때부터 아이들은 더 이상 서로 다투지 않게 되었답니다.” - 본문 104쪽 중에서
“여러분께서 잘 아시듯이 아인슈타인은 파리 한 마리를 보면서 경탄했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에 비길 바는 못 되지만, 저도 나뭇잎 하나를 보면서 감탄할 때가 있습니다. 프레베르의 이 시구 역시 그런 감탄을 자아냅니다. 만일 인류가 거대한 나무라면, 각 개인은 다양한 색을 띤 나뭇잎일 것입니다. 새순이 나고 봉오리가 열리고 활짝 피게 되는…… 그리고 시들어 죽고 분해되는 그런 나뭇잎 말이지요. 우리 각 개인의 삶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적으로 말하면, 봄에 ‘죽었던 잎들이 되살아났다’고 하는 프레베르의 말은 당연히 옳지 않은 말이지요. 분해된 후에 재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거름이 되어 큰 나무에게 양분을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나무가 쓰러져 분해될 때까지 말이지요.” - 본문 122~123쪽 중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법칙과 구조입니다. 그 외에 다른 것은 근거 없는 상념에 불과합니다. (뉴턴에서 아인슈타인을 거쳐 호킹에 이르는) 물리학과 (라마르크에서 다윈을 거쳐 도킨스에 이르는) 생물학은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루었고 또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지식의 속성은 종교적 의견과는 달리, 측정할 수 있고, 재생할 수 있으며 또 실험과 비판적 이성을 통해 거부될 수 있는 규칙성을 세웁니다. 그래서 뇌 역시 과학적 지식의 대상이지 인식 자체가 아니며, 불멸하다고 하는 ‘의식’ 혹은 소위 영원하다는 ‘영혼’은 더욱 아닙니다.” - 본문 155쪽 중에서
“대작가들은 모두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선과 악의 대립, 악마와 신의 대립을 알고 있지요. 보들레르는 결국 절망 속에서 인생을 마쳤는데, 그것은 어쩌면 이 두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도스토예프스키 역시 이런 대립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양자를 구분할 줄 알았어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절대적 무신론자인 프로이트는 이 작품을 인간이 저술한 최대의 소설이라고 했지요?바로 이 점을 너무나 잘 보여주잖아요. 즉 도스토예프스키는 선택을 했던 거예요. 그의 말을 따르자면 ‘그리스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믿는 것’으로 말이지요. 그의 선택은 나의 선택이 되었고, 바로 이 선택이 내 삶을 구했지요.” - 본문 187~18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