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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8243311
· 쪽수 : 297쪽
· 출판일 : 2017-05-26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작품해설 : 꿈 너머의 꿈, 그 여정의 기억 전달자 (권남희 한국수필가협회 편집주간)
제1부 낙타가 사는 부엌
제2부 고흐의 나라
제3부 고래와 낮달
제4부 바람에 홀리다
제5부 그 여름의 비밀
제6부 안나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침 일찍 밖을 나오니 공기에서 향기가 느껴진다. 눈을 감고 촉촉한 기운을 흠뻑 들이마시니 상큼하다. 아직도 전날의 여운이 남아 있어서 진한 풀내음이 코끝을 맴돈다. 쥐똥나무 옆을 지날 때는 은은한 향기가 보도블록 가득히 깔려 있고 아침 안개가 좀 꼈지만 싱그러운 내음이 안개 사이로 퍼지고 있다.
전날 하루 종일 촉촉이 비가 내렸다. 그것도 안개비가 기척도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있고 싶어 하는 내 마음과도 같이 그렇게 하루 종일 내렸다.
(‘물꽃 피다’ 중에서)
사막의 체취가 느껴지는 네 개의 나무판화를 나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튀니지의 어느 화가가 5㎝의 정사각형 나뭇조각 속에 조각도로 낙타를 새기고 야자수를 새기고 이글거리는 태양을 파헤쳤다. 공중에는 독수리가 맴돌고 그 밑에 사람을 새겨 넣고 낙타에 짐을 지우기도 했다. 그리고 네 번째 나무판자에는 오아시스를 새기고 물과 하늘색인 푸른색을 칠했다. 4개의 소품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또 흙으로 빚은 낙타는 태양을 비추듯이 빛나는 주황색이다. 강렬히 타는 듯 번들거리는 모습이 사막의 열기를 닮았다. 쌍으로 있으니 그들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 나의 부엌으로 들어온 낙타는 사막의 체취를 풍기면서 도도히 자신의 위치를 자리매김했다. 꿈과 그리움이 부엌에 들어온 것이다.
(‘낙타가 사는 부엌’ 중에서)
기억이란 신비스럽다.
기억 저 편으로 실을 드리워 살살 잡아당기면 실은 끊어질듯 말듯이 당겨온다. 내 기억 속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가를…. 마치 마르지 않는 우물에서 물을 긷듯이 아득한 기억을 퍼 올린다.
한낮 뙤약볕에 반짝이는 마당이 있다.
나 어릴 적 우리 가족은 경북 영천에서 살았다. 기와집에 툇마루가 있고 댓돌 아래 서너 계단 내려가서 넓은 마당이 있고 끄트머리에 대문이 있다.
(‘마당 안의 아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