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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28206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06-12-3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 아버지 집으로 가다
2. 새로운 가족
3. 꿈
4. 의문점
5. 생활기록부
6. 조금만 더 기다려라
7. 새 친구
8. 모든 것을 다 가진 아이
9. 미선이의 상상
10. 모과나무 아래로 달려가지 못한 날
11. 가좃 모임에서, 나는
12. 슬픔은 복받치고 아픔은 씻어내고
13. 돌연한 외출
14. 소녀와 외톨이와 건맨
15. 오래된 에피소드
16. 귀가
17. 여보세요, 넌 누구니?
18. 야참
19. 낯 뜨거운 상황
20. 유리창에 새겨진 구름 그림자
21. 나의 세 번째 영장류
22.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23. 저 태양 때문에
24. 내 마음의 지도
25. 이해와 오해의 사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변기 물을 내리고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다시 한 번 소스라쳤다. 아버지가 내 가출용 가방의 손잡이를 끌고는 현관에 서 있었던 것이다. 만면에 웃음을 띤 표정은 넌 어쩔래? 병원에 안 갈래? 하고 묻는 것 같았다.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무겁고 성가진 짐이었다.
얼결에 나는 아버지와 함께 집을 나서고 말았다. 아버지는 앞에서 가방을 덜덜거리며 끌고 나는 뒤를 따랐다. 조금 가다가 나는 아버지가 디뎠던 자리에 내 발을 포개면서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보폭이 다른 탓에 내 발걸음은 조금씩 껑충거리게 되었지만 나는 아버지의 흔적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기억해 내려고 눈을 부릅떴다. 그러자 마치 그것이 아버지에게 다가갈 유일한 방법이라도 되는 듯 내 발걸음은 점점 더 유쾌해지는 것이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멀어지는 과정이 아니라 가까워지는 것이다. 거부가 아닌 다가서는 과정이다. 어쩌면 아버지와 나 사이의 거리는 앞으로도 쉽게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아버지의 발자국을 기억해 내려고 안간힘을 다해 두리번거려야 하는지도 모른다. 오해가 풀리고 비밀이 공개된다고 해서 갑자기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닐 터이다. 중요한 것은 조금식 실제로 다가서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이렇게 가출용 가방을 끌고서라도 말이다. - 본문 219~22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