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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9063178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15-02-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5
사막 | 10
몸 | 20
사랑 | 31
소녀 | 41
나 | 51
나무 | 61
추억과 망각 | 71
고독 | 81
여행 | 90
작가 | 100
뒷모습 | 111
입 | 121
혼돈 | 132
죽음 | 143
소파 | 153
길 | 163
눈물 | 172
육감 | 182
아름다움 | 189
이름 | 198
대중목욕탕 | 208
별 | 220
신 | 231
시 | 24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랑은 위험의 다른 말이다. 사랑이 위험한 건 욕망이 타자를 소유의 대상으로 변화시키고 비이성적인 눈으로 완전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욕망이 충족되는 순간 그것이 함께 죽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즉, 욕망으로 타자를 지배하는 순간 사랑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불완전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영원성을 가진다. 마치 일정한 궤도를 돌던 별을 강제로 나의 궤도로 끌어당기거나 혹은 나의 별이 궤도를 이탈하여 다른 궤도로 무작정 뛰어들어 두 궤도 모두에게 무질서와 충돌 혹은 파괴의 공포를 준다고 해서 그 별들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중력에 저항하면서도 중력의 존재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듯이 우리는 사랑의 파괴적 위험에 이끌리면서도 그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 「사랑」
자아는 공간과 실체를 초월한다. 따라서 ‘나’의 육체라는 공간에는 나의 ‘자아’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의 육체 속에 자아가 존재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자신의 육체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이것은 혹여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릴까, 아니면 나의 자아가 타인에게 고스란히 드러나 보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자신의 육체 바깥, 타자를 보지 못한다. 결국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분명, 나의 자아는 나의 바깥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나에게 감각되는 것들 중에서 나의 자아가 아닌 것이 어디 있겠는가? 구름의 머릿결을 매만지는 저 바람은 나의 기분 좋은 자아요, 소리 없이 떨어지는 꽃잎은 나의 우울함의 자아며, 나의 미소를 외면하는 저 여인의 눈빛은 내가 낯선 이를 대할 때 나도 모르게 내비치는 차가움의 자아임이 분명하다. - 「나」
우연성은 고독의 피다. 우리의 몸속에는 고독이 심줄처럼 퍼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심줄이 피부 바깥으로 선명하게 드러날까 두렵기만 하다. 살을 찌우거나 분칠을 해서라도 감추어야만 한다. 이렇게 우리는 우연성을, 순간적 고독의 충동을 가차 없이 잘라낸다. 그럴 때 우리는 조금의 빈틈도 없는 완전한 타인이 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타인과 균질해지면 균질해질수록 고독의 욕망이 커져간다는 사실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타인과 균질해진다는 것은 나의 본질을 스스로 억압하고 무리적 근성의 노예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고독에 대한 갈망도 억압의 강도만큼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려고 하는 것이다. - 「고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