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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

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

(고양이에게 마음을 들켜버린 어느 심리학자의 이야기)

장근영 (지은이)
  |  
예담
2014-08-04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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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

책 정보

· 제목 : 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 (고양이에게 마음을 들켜버린 어느 심리학자의 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9138180
· 쪽수 : 212쪽

책 소개

심리학자가 세 고양이와 함께 살며 겪은 일상의 이야기들과, 고양이와 현대인의 다르고 또 같은 심리를 대조하며 유머와 감동, 위로를 전하는 '고양이와 인간에 대한 심리 에세이'다. 저자는 유머러스한 일러스트와 카툰을 직접 그리고 생동감 있는 사진을 찍어가며 고양이들과 동고동락한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목차

프롤로그 어쨌거나 고양이를 부탁해

1 함께 사는 고양이 처음이라 그랬어, 미안 | 그렇게 성장해나가는 거지 | 그냥 사랑하게 놔두면 안 될까 | 겸손함을 아는 고양이라니, 매력적이야 | 늘 그렇듯 의도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다 | 싱크대의 배신 |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의 딜레마 |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고양이도 없다 | 눈을 맞추고 네 마음을 읽어보겠어 | 내가 똑똑하다는 걸 알리지 마라

2 위로하는 고양이 자상한 도움과 성가신 간섭 사이 | 고양이는 참지 않는다 | 한 발 다가오길 바란다면 한 발 물러서길 | 복종하지 않아, 다만 타협할 뿐 | 권태로움의 향유 | 위로해주는 고양이 | 네 이야기를 들어줄게 | 수다스러운 인간을 부탁해 | 바위나 오래된 나무처럼 그저 그렇게 옆에 있는

3 내일도 고양이 최선을 기대하되 최악도 대비해두어야 한다 | 왜 가장 편안할 때 더 불안한 걸까 | 고양이의 메모 | 잡힐 듯 말 듯, 보일 듯 말 듯 | 캣그라스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 때로는 순한 때로는 사나운 | 얼룩고양이의 털은 얼룩인가 | 네가 날 때렸다, 이거지 | 한 번 안 된다고 한 건 끝까지 안 되는 거다 | 고양이의 가족들 |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을 만든다 | 똘똘아 만수무강하여라 | 순수함은 결핍이다

에필로그 모든 게 고양이 덕분이다

저자소개

장근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학사지도교수로 활동했다. 현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며, 청소년과 청년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각종 매체에 심리학과 대중문화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며 게임과 영화, 그리고 청소년 심리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화와 게임에 반영되는 청소년 문화와 심리를 다룬 『싸이코 짱가의 영화 속 심리학』 『팝콘 심리학』과 심리학의 주요 개념을 소개한 대중서 『심리학 오디세이』 등이 있다. 공저로는 『민주주의 언박싱』이 있다. 번역서로는 『심리 원리』(공역) 『시간의 심리학』(공역)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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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렇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같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착각이다. 하지만 우리를 안전하게 싸주던 허위합의 효과의 허상에서 벗어나 진짜 나와 다른 상대를 직면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은 그래서 계속 허위합의를 믿고 산다.
하지만 고양이는 이 환상을 대놓고 깨버리는 돌직구의 명수다. 고양이와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좋아할 거라 믿고 사온 온갖 장난감들은 무시하고 오히려 그 장난감을 포장했던 상자를 환영한다거나, 안아주고 싶어할 때는 외면하다가 피곤해서 잠 좀 자려고 하면 부비적거리거나, 일을 하려 하면 반드시 방해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식으로 말이다. 개와는 전혀 다르다.
대개의 개들은 주인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주인이 좋아하는 것은 무조건 좋아하고 주인이 싫어하면 즉시 싫어한다. 그러니까 개는 허위합의 환상의 화신 같은 존재다.
하지만 고양이는 다르다. 고양이 앞에서는 허위합의 효과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불안해진다. 고양이가 사람을 응시하는 눈빛 속에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이질감이 존재한다. 개가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눈빛이라면 고양이는 “나는 너와 달라. 그래서 뭐, 그러면 안 돼”라고 말하는 듯하다. 요컨대, 고양이는 같이 사는 이에게 동조하지 않으면서도 당당하다(혹은 뻔뻔하다).


참지 않는 고양이들이 먹을 것 앞에서 참을성을 발휘할 때가 있다. 그건 바로 동거인이 외출을 했을 때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이는 최악에 대비한다. 혹자에 따르면 동거인이 외출할 때 고양이들은 그들이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여기기도 한다고 한다. 어떤 학자는 같이 지내던 사람이 한동안 눈에 보이지 않으면 고양이들은 일단 그가 죽었다고 간주한다고까지 말한다.
그렇게 보면 내가 며칠간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왔을 때 녀석들의 반응이 이해가 되긴 한다. 그때 모두들 나를 마치 무덤에서기어 나온 좀비인 양 바라보며 경계 반 호기심 반의 태세로 접근해왔었다.
어쨌든 실제로 나 혹은 우리 부부의 외출 기간은 한 시간이 될 수도, 하루나 이틀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우리가 얼마나 부산하게 외출 준비를 하느냐, 밥그릇에 얼마나 많은 사료를 미리 쌓아두느냐를 보면, 고양이들도 대충 우리의 외출 시간을 예측할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 일이 반드시 예측대로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고양이들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주어진 음식을 아껴 먹으며 내핍생활을 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가 외출에서 돌아오면 고양이들이 하는 첫 번째 일은 우리를 반기는 것이 아니라 아껴두었던 밥을 먹는 것이다.
이런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면 없던 책임감도 생긴다. 물론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느끼는 책임감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세 마리가 눈앞에서 오물거리며 밥을 먹고 있는 장면을 보며 느끼는 책임감도 가볍지는 않다.


우리가 경청을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입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가 심각하다고 여기는 문제를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해답이 뻔히 보이는 문제라고 여긴다. 따라서 남의 하소연을 들어줄 때 이겨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멍청아! 그게 무슨 큰 문제야” 하고 외치고 싶어 근질거리는 입의 충동이다. 입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경청을 멈추고 힐난이나 비평이나 판정을 내려주게 된다. 모두 상담을 망치는 비결들(?)이다.
개나 고양이는 말을 하지 못한다. 대신 주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주인이 나에게 먹을 것을 주고 집안에서 가장 힘이 세고 가장 익숙한 존재이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유가 어찌 되었든 중요하지 않다. 비록 그 이유가 저 인간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다는 경계심이거나 (대개 나를주시하는 똘똘이나 삼돌이, 소니가 이런 상태다) 언제 맛있는 걸 주려나 하는 과거 경험으로부터 유추한 기대에 불과할지라도, 외롭고 지친 현대인의 눈에는 그 태도가 바로 경청의 기본인 ‘나만 바라봐주는 모습’이다.
그저 바로 곁에 앉아 다른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주인의 두 눈을 주의 깊게 응시하며, 주인이 뭐라 지껄이는지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들어주는 것만으로 그들은 치유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말을 못하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말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상대방 덕분에 마음을 열고 그동안 숨기거나 쌓아둔 것들을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다.
“위대한 사람만이 경청을 할 수 있다”는 미국 대통령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의 말을 빌리자면, 어떤 순간에는 우리 집 소니가 가장 위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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