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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592357
· 쪽수 : 319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불이문 아래에서 …… 4
제1부 꽃잎이 피기까지
전생 이야기 …… 11
엄마의 일기 …… 19
산문에 뜨는 달 …… 51
꽃잎의 여행 …… 69
성장의 세월 …… 93
흐르는 세월의 춤 …… 120
제2부 거미줄 속의 이야기들
가족 일기 …… 137
발자국이 만난 것들 …… 154
춤의 날개를 찾아서 …… 187
고목의 노래 …… 205
글 속으로 가는 길 …… 226
인연의 덩굴들 …… 258
꽃은 꽃씨를 품고 …… 277
꽃잎의 마지막 춤 …… 297
에필로그 / 춤추는 하얀 꽃잎 …… 316
저자소개
책속에서
푸르스름한 어둠 속에서 하얀 꽃잎들이 눈보라처럼 날아다니며 춤추고 있다. 그 중 한 꽃잎이 별똥별처럼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온다. 그것은 순식간에 시야를 가득 덮으며 세상 전체가 된다.
세상을 덮은 꽃잎 속에 허공의 푸르스름한 빛이 은은히 어린다. 그 속에 희미한 영상이 나타나더니 점점 또렷해진다. 한 미친 승려가 시장바닥에서 울고 웃으며 춤추고 있다. 그가 팔을 휘두를 때마다 장삼자락에 쓸려 흔들리는 주변 것들이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춤은 점점 넓게 퍼져 나가서 이제는 모든 존재가 손에 손잡고 춤을 추고, 세상은 이들의 춤으로 가득 찬다.
그 꽃잎이 지나가며 사라진다. 그러자 무수히 춤추는 꽃잎들 중에서 다시 하나가 빠르게 다가온다. 그것 역시 크게 확대되며 순식간에 세상을 덮어 버린다. 이번에는 은은한 달빛 아래 단소를 불고 있는 승려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 세상의 모든 슬픔과 고통이 가득 담긴 소리가 눈물의 강을 이루며 천천히 흘러간다.
소리는 점점 크게 흐느껴 울고, 소리의 강은 더욱 깊어만 간다. 강이 이윽고 바다에 이른 것 같다. 일순 조용한 침묵이 흐르더니 갑자기 소리들이 하늘거리며 나타난다. 그리고 모두 함께 어울려 춤을 춘다. 드넓은 바다에 가득한 물결들이 이 모든 그림자를 담고 아른거리며 끝없이 펼쳐진다.
그 꽃잎이 소리를 안고 사라지자 뒤를 이어 다른 꽃잎 하나가 빠르게 다가온다. 곧 세상을 덮어 버린 꽃잎 속에서 흘러가는 강물이 나타난다. 이 흐르는 물결 속에 숱한 파도들이 넘실거리며 춤을 춘다. 그런데 파도마다 형태를 안고 있다. 구름, 나무, 꽃, 돌… 나, 너, 친구, 다른 사람들… 기쁨, 슬픔, 사랑, 미움…. 강물은 쉬지 않고 출렁이며 수많은 파도꽃을 피우고, 꽃은 가라앉아 다시 강물이 되면서 끝없이 흘러간다. 삿대를 잡은 뱃사공의 노랫소리가 그 속을 은은히 퍼져 나간다.
<생략>
- 본문 <에필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