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어떻게 시작할까?

서문
들어가며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된 후에도 예술가로 남아 있느냐다. -피카소

01.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그대의 기쁨을 따르세요! -조지프 캠벨
02. 지금 이곳에서 시작한다
출발은 필요한 것을 하는 데서. 그 다음에 가능한 것을 한다. 그러다 보면 문득 불가능한 것을 해내게 된다.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03. 매일의 습관으로 삼는다
나의 드로잉 비결은 비결이 아니다. 앉아서 그리는 것. -마이라 칼만
04. 어디라도 좋다
춤을 춰도 바보, 춤을 안 춰도 바보라면 춤을 추는 게 좋지 아니한가. -일본 속담
05. 간단한 준비물
부족한 편이 더 낫다. -미스 반 데어 로에
06. 드로잉의 종류
만물은 무에서 나온다. 아득하고 아련하여 그 나온 바를 알 수가 없다. -장자
07. 낙서 드로잉
드로잉은 보이지 않는 힘이 보이는 것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요셉 보이스
08. 관찰 드로잉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그것의 이름을 잊는 것이다. -폴 발레리
09. 상상 드로잉
우리는 스스로를 절반밖에 표현하지 못하며, 우리 각자가 나타내는 신성한 아이디어 자체를 부끄러워한다. -에머슨
10. 에너지
우리 연금술사들이 찾는 것은 온도를 올리고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재능이다. -루미
11. 진짜 크리에이티브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세요. 무슨 일이든 일을 할 때는 명상가가 되세요. -오쇼 라즈니쉬
12. 포기의 유혹에 대해
그대의 의무는 그대가 알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13. 한계　뛰어넘기
비관적인 생각이 괴롭힐 때, 그 반대의 생각, 긍정적인 생각으로 맞서야 한다. -파탄잘리
14. 실천과 연습으로서의 드로잉
1온스의 실천이 1톤의 설교보다 값지다. -마하트마 간디
15. 마음의 수다, 생각의 기능
첫 느낌을 따라가세요. 그게 맞을 때가 많으니까요. -보노
16. 바라보고 이해하기
나는 보기 위해 눈을 감는다. -폴 고갱
17. 실수는 우리의 친구다
실패를 기꺼이 감수해야만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존 아사라프
18. 스케치북의 쓰임새
나는 스케치북이다. -피카소
19. 글쓰기의 효용
정직하게 말할 것. -아다치 사치코
20. 나 자신 되기
자기 자신이 될 것. 다른 사람은 모두 다른 이의 것이므로. -오스카 와일드
21. 마음은 뜨겁게, 구상은 차갑게
당신은 당신이 바라는 가장 깊은 소망이다. 바라면 꾀하게 되고, 꾀하면 뜻하게 되고, 뜻이 있으면 행동하게 된다. 행동하면 운명이 된다. -우파니샤드
22. 영감은 당신을 찾아온다
영감은 분명히 찾아온다. 단, 우리가 작업을 하고 있을 때에만. -피카소
23. 양자 도약
자신이 충분히 준비되었다고 확신한다면 길은 열려 있다. -트룽파 린포체
24. 참된 창조적 자아
성공을 여는 가장 기본적인 열쇠는 행동이다. -피카소
25. 차분히, 앞으로!
지옥을 지나는 이여, 계속 나아가라. -윈스턴 처칠
26. 드로잉 클럽
혼자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입니다. -존 레논
27. 새로운 물결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는 것이다. -윈스터 처칠

부록 1. 낙서 드로잉 연습법
부록 2. 관찰 드로잉 연습법
부록 3. 상상 드로잉 연습법

학교에서(그나마 미술 수업이 있는 곳도 드문 현실이다) 일주일에 한 번 한두 시간 그림을 배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그림 기술을 익히거나 통찰력을 기르기 어렵다. 학교 미술의 목표는 뻔하다. ‘솜씨 좋은’ 그림, 특히 얼마나 ‘사실적인가’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그림, 벽에 걸어둘 만한 그림을 그리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거기에 참된 모험과 실험, 표현의 여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그 전에 예술에 점수를 매기겠다니, 가당키나 한가!
대개의 경우 우리 사회 공교육 시스템에는 세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나아가 세상을 감상하는 방법으로서 드로잉의 가능성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드로잉이 과학적 관찰의 도구, 존재하지 않는 것을 설계하는 툴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된다. 대개의 경우 드로잉은 기껏해야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데 쓰는 협소한 목적의 도구로 치부된다. 예술 따위,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단 한 번도 활용하지 않는 미적분보다도 훨씬 무의미한 것에 불과하다.
학교에서 그림 기술을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드로잉과 예술이 우리네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기 시작한다. 어린아이일 때 드로잉을 통해 얻은 놀라운 경험들을 잊고 만다. 드로잉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진면목을 들여다보던 경험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드로잉을 통해 평화롭고 충만한 느낌에 젖어들던 과정과 그 이유, 그림을 그리며 웃었던 일까지도 기억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러다 결국 자기가 드로잉을 ‘잘하지’ 못한다고, 혹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더 이상 드로잉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드로잉을 포기하는 순간,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소중한 무언가를 함께 잃는 건 아닐까. 드로잉은 사람의 마음을 합리적이고 직선적인 이성의 영역으로부터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창조의 영역으로 이끄는 행위다. 그래서 드로잉으로부터 멀어지고 자신의 창조적 자아를 놓쳐버린 이들은 거의 전적으로 이성적, 직선적 사고에 의존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 내면의 창조성에 가닿지 못하고 직선적 사고의 한계를 넘지 못할 때, 즉 이미 ‘뻔한’ 것만 이해할 수 있을 때, 그 손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기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가 요원해진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우리의 삶 자체가 열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