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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2385068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2-07-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앨리스 워커 / 앨런 긴즈버그 / 앤절라 카터 / 앤 M. 마틴 / 아누자 차우한 / 베리트 엘링센 / 비벌리 클리어리 / 빙신 / 카를로스 몬시바이스 / 찰스 부코스키 / 체스터 하임즈 / 콜레트 / 도리스 레싱 / 이디스 시트웰 / 엘리너 글린 / 엘리자베스 비숍 / 어니스트 헤밍웨이 / 길리언 플린 / 글로리아 스타이넘 / 무라카미 하루키 / 헬렌 G. 브라운 / 헌터 S. 톰슨 / 아이리스 머독 / 오사라기 지로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주디 블룸 / 훌리오 코르타사르 / 카짐 알리 / 릴리언 잭슨 브라운 / 루이스 어드리크 / 리디아 데이비스 / 마거릿 미첼 / 마크 트웨인 / 말런 제임스 / 닐 게이먼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 프리티 셰노이 / 레이 브래드버리 / 레이먼드 챈들러 / 사라 존스 / 스티븐 킹 / 실비아 플라스 / 트루먼 카포티 / 어슐러 K. 르귄 / 젤다 피츠제럴드
책속에서
1954년, 비트 제너레이션의 기수 긴즈버그는 소설 『길 위에서』의 작가이자 친구인 잭 케루악Jack Kerouac에게 편지를 쓰다가 문득 이렇게 적는다.
“참고로 이 편지를 쓰는 지금 내 어깨에 고양이가 앉아 있어.”
당시 긴즈버그는 샌프란시스코 노브힐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바로 이 집에서 페이요트 선인장으로 만든 환각제의 도움으로 구약 시대의 신 몰록(Moloch)의 환영을 보았다. 아파트에서 보이는 프랜시스 드레이크 호텔을 스크린 삼아 신은 등장했다. 긴즈버그가 이 환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시 「외침(Howl)」(1956)은 이후 외설죄 논란까지 일으키며 세상의 이목을 끌었고, 결과적으로 비트 운동의 신호탄을 쏘았다. 긴즈버그는 반전운동가이고 불교 신자이고 평화의 시인이었다. 당연히 고양이들은 그를 좋아했고 곁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명령하는 사랑, 탐색하는 사랑은 마음에 안 든다. 사랑이란 문 앞의 배고픈 고양이처럼 그쪽에서 나를 찾아와야 하는 것.”
소설 『팩토텀(Factotum)』의 작가 찰스 부코스키가 친구 칼 와이즈너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부코스키가 그런 사랑을 한 대상이 있었다면 단연코 고양이다. 헨리 치나스키라는 술주정뱅이 대리 자아를 내세웠던 이 시인 겸 소설가는 겉모습은 늘 거칠었지만 고양이라는 멋진 피조물에게는 늘 부드럽게 대했다. 「내 고양이들(My Cats)」에 썼듯이 그는 고양이를 자신의 선생으로 생각했다.
프랑스 소설가 콜레트(본명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는 마치 고양이처럼 한 번에 아홉 가지 삶을 살았다. 무엇보다도 중편소설 『지지(Gigi)』 등 감각적이고 관능적이며 때로는 외설적인 작품으로 1948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작가가 되기 전에는 연회 무대에 서는 마임 배우였다. 파리의 아방가르드 지식인과 예술가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여성과 연애를 했는가 하면,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다.
콜레트는 글로써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저널리즘 분야에서 활동했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전쟁 당시의 삶을 기록한 회고록을 썼다. 그리고 고양이를 엄청 사랑했다. 콜레트의 두 번째 남편은 이런 농담을 자주 했다고 한다.
“방문을 열었더니 당신과 고양이가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 그럼 왠지 내가 잘못한 것 같더라고. 당신, 이러다 곧 다 때려치우고 정글로 떠나는 거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