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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9755462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3-06-28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날 아침도 일어나자마자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초등학교 5학년, 열한 살. 흔히 말하길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울 때라지만.
막 깨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못생겼다. 열 명이 있다면 뒤에서 헤아려 두 번째나 세 번째. 어쩌면 일등일지도 모른다. 못난이로 태어난 이상 다른 것으로 보완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머리 역시 좋지 않다.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이렇다 할 특기도 없다. 특기가 있다 쳐도 그걸 개발하도록 밀어줄 사람이 없다. 붙임성도 없다. 즉 성격 또한 삐뚤어졌다는 말이다.
악연이 뭐냐고 순진하게 묻는 동생에게 엄마는 대답했다. “끊어도 끊어도 끊기지 않는 인연. 이 인연으로 묶여 있으면 평생 그 인간을 달고 살아야 해. 달아나고 내버려도 반드시 어딘가에서 만나거든.”
싫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K를 반드시 만나야 하다니. 싫다, 싫다, 싫다. 절대로 싫어!
달아나야 한다, 지금 당장 달아나야 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K가 노려보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공포가 온몸을 옥죈다. 몸속의 모세혈관이 피아노 줄로 변해 나를 졸라매는 것이다. 아무리 용을 써도 옴짝달싹 못 하는 꿈이라도 꾸듯 나는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땅에 못 박혀 있었다.
“업에서는 달아날 수 없어. 너도 부모와 같은 인생을 걸을 수밖에 없는 거야.”
아니야!
“……초등학교 때는 왕따의 표적이 되었다가 다른 아이가 왕따를 당하면 왕따를 하는 쪽에 들러붙을 거야. 중학교 때는 질 나쁜 애들과 어울리다가 변변치 못한 남자를 만나 임신을 하겠지. 너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 네 인생이 뻔하다는 걸.”
하지만 엄마처럼은 안 될 거야. 엄마처럼은!



















